감독, 3전 전패 발언 현실화되나?

SK가 홈 1,2차전을 모두 두산에 내주며 벼랑 끝에 몰렸다. 플레이오프가 시작되기 3전 전패를 당할 수도 있다는 SK 김성근 감독의 발언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SK 와이번스는 7,8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플레이오프 1,2차전을 모두 내줘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실패 위기에 봉착했다.

SK가 막강한 조직력을 앞세워 두산을 꺾고 한국시리즈에서 KIA 타이거즈의 돌풍까지 잠재우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기 때문에 이 같은 부진은 다소 의외라고 할 수 있다.

두산의 완벽한 투타의 조화 앞에 무릎을 꿇으며 SK 특유의 토털 야구를 보여주지 못했다. 타선은 침묵하고, 믿었던 선발과 불펜도 두산의 '뚝심' 앞에 무용지물이었다.

문학구장에서 강한 모습을 보인 게리 글로버와 카도쿠라 켄을 차례로 내세우고도 모두 패해 타격이 크다. SK는 3차전 선발로 채병용 카드를 꺼내들었다.

하지만 올해 채병용은 두산전에서 1승 1패에 평균자책점이 5.40으로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김광현과 송은범이 없는 가운데 SK에서 가장 믿을 만한 선발은 채병용 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 감독은 3차전에서 투수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 바로 교체하겠다고 했지만, 두산 타자들의 상승세를 막을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김 감독은 지난 6일 플레이오프가 열리기 전 있은 미디어데이에서 "SK가 이기려면 5차전까지 가야 한다. 하지만 우리가 지는 경기를 한다면 전패를 당하거나, 1승 3패로 패할 것이다"고 말한 바 있다. 또 그는 "두산은 계산이 안돼 두려운 팀이다"고 밝히기도 했다.

생각의 범주를 벗어난 두산의 선발 투수 기용과 과감한 불펜 기용이 오히려 김성근 감독을 당황하게 했고, 승부사의 냉철함을 잃게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자신했던 2차전 라인업이 두산 투수들에게 전혀 힘을 쓰지 못했던 점도 3차전에서의 고전을 예상케 한다.

두산은 플레이오프 2차전이 끝난 8일 밤 3차전 선발로 홍상삼을 예고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비밀에 붙였다. 2패를 당한 입장에서 신중한 모습을 보이다 9일 낮 12시가 넘어서 선발투수는 채병용이라고 발표했다.

지난 2년간 SK를 통합 챔프로 끌어올려 '야신'의 칭호까지 얻은 김 감독이 이대로 주저 앉을 것인 지, 2007년 한국시리즈에서 먼저 2패를 당하고 김광현이라는 '비밀명기'를 꺼내들어 성공했듯이 대역전승을 거둘 것인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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