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한민국은 불법이 당연시 되는 정상적인 나라가 아니다. 인사 청문회를 앞둔 공직 후보자들이 치명적인 `결격사유’를 주렁주렁 걸치고도 사퇴하기는 커녕 뻔뻔스럽게 변명으로 버티기 때문이다.

고위 공직자는 일반 대중과는 사뭇 달라야 한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에는 `위장전입’, `막장투기’에 `탈세의혹’, `병역기피 의혹’ 따위로 동네 이장자격조차 없는 인물 대다수가 고위공직자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는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되었다가 '박연차 리스트'에 오른 공직자 가운데 유독 김 후보자만 면책됐다.

야당은 박연차씨를 인사청문회 증인으로 채택했고, 김 후보자를 `낙마’시키겠다며 벼르고 있다. 총리후보자가 나라를 뒤흔든 `박연차 게이트’에 이름이 올랐다는 것 부터가 부끄러운 일이다.

그것도 부족해서 김 후보자는 하루 아침에 `차기대권 후계자’ 반열에 올랐다. 취업준비에 지친 젊은 취업지망생들에게 '소장수 아들 김태호식'의  인생역전은 위안이 될수 없다.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은 MB의 `친서민정책’을 주도할 자격이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 그의 부인이 서울 쪽방촌 부동산 투기 의혹을 사고 있다.

쥐와 고양이가 들끓는 `막장’을 왜 샀는지는 물어보나마나다. 이 후보자는 또 자기집 전세 임대료를 2008년 1억4000만원에서 1년사이 5억4000만원으로 3배 이상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거의 `학대’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그는 경제부처 관료생활을 마치고 법무법인 김&장에 들어가 한달 3000만원 수입을 올렸다. 그러다 지난 7월부터는 월 1억8000만원을 받았다.

그 엄청난 수입을 받고 누구를 변호했는지 궁금도 하지만 민간에서 축재하던 사람이 다시 관리로 정부에 들어와 일을 해도 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비하면 위장전입은 문제도 아니다. 더구나 위장전입이 이명박 정부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어버린지 오래다.

이 대통령을 시작으로 곽승준 청와대 국정기획수석, 현인택 통일장관, 이만의 환경장관, 김준규 검찰총장, 정운찬 국무총리, 임태희 청와대비서실장, 이귀남 법무장관, 민일영 대법관, 이인복 대법관 후보자, 이현동 국세청장 등 소개하기도 싫다.

김대중 정권 때 주양자 보건복지부 장관과 장상·장대환 국무총리 후보가 위장전입으로 낙마한 것과 비교하면 도덕성까지 붕괴된 느낌이다.

`막말’의 주인공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는 인사 실패의 한단면일 뿐이다.

사람의 능력에는 큰 차이가 없다. 그래서 국민들은 유능하지만 `부도덕한’ 공직자보다는 능력이 다소 뒤질지 언정 `깨끗한’ 공직자를 원한다.

유능을 내세워 나라를 부패와 비리로 썩어들어가게 만드는 것을 원치 않는 것이다. `친서민’을 내세우기 앞서 `반서민’부터 잘라내야 하지 않겠는가.

▲ 이동후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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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후 논설위원  ceo@ev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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