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오판은 투표로서 응징했다. 광주서구청장 재선거는 오만과 안하무인에 대한 지역 민심이 제대로 반영된 것이다. 주민들은 냉정하게 공천실패 책임을 물어 민주당후보에게 3위라는 치욕적인 결과를 안겨줬다. 민주당이 27일 실시된 서구청장 재선거에서 참패한 것은 무엇보다 후보를 잘못 선택한 지역국회의원과 당 지도부의 책임이 크다. 김선옥후보는 지난 6.2지방선거 광주지역 구청장선거에서 유일하게 무소속 전주언후보에게 패했다. 그런데도 지역 여론조사에서 가장 앞선다는 이유로 불과 4개월만에 재공천을 받고 후보로 나섰다가 또 다시 낙선의 고배를 만신 것이다.

지역주민은 예전같이 맹목적 추종이나 일방적인 편들기에 나서지 않는다. 후보자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정확한 판단을 내린 뒤 적합한 인물에게 투표를 한다. ‘민주당 깃발만 꽂으면 당선’이라는 말은 옛날 얘기다. 아무리 표를 달라고 애걸복걸하고 조직을 동원하지만 잘못된 공천에는 가차없이 등을 돌린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여수와 순천, 광양 3곳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무소속후보에게 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지역민심을 외면하고 지역민을 얕잡아 볼수록 민주당과 지역주민과의 간극은 벌어질 수 밖에 없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공천의 일차적 책임이 있는 조영택의원과 김영진의원은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 경쟁력도 없고 주민들로부터 외면당한 후보를 내놓았다가 톡톡히 망신을 당한 두 의원이 지역주민들에게 무슨 변명과 감언이설로 위기를 넘길지 사뭇 궁금하다. 지역민을 우롱하는 것은 아직도 환상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다가올 19대총선도 불과 1년6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서구청장 재선거에서 여실히 나타났듯이 민심의 변화가 가파르다. 현재의 균열현상이 지속된다면 민주당으로서는 총선에서도 수모를 당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인물과 자질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막가파식 공천을 해댄다면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민주노동당이나 국민참여당, 진보신당이 다음 총선에서도 단일후보를 낸다면 막강한 파괴력을 보일것이라는 것을 두 번의 선거에서 여실히 보여줬다. 무소속 후보도 자질만 갖추고 있다면 얼마든지 유권자의 호응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새로운 변수다.

민주당과 특히 지역국회의원들은 환골탈태의 자세로 위기를 극복해야 할 것이다. 즉흥적인 누가림식으로 벗어나려고 해서는 안된다. 재집권을 말로만 외쳐 될 것이 아니라 지역의 재선거나 보궐선거를 통해 보다 성숙된 공당의 이미지를 각인시켜야 한다. 신뢰가 쌓이고 변화의 트랜드가 읽히다 보면 민주당에게 애정을 보낼 것이다.

서구청장 무소속 돌풍은 절대 우연이 아니다. 투표율이 낮은 재선거 특성상 조직력을 갖춘 민주당이 우세 할 것이라는 통설도 이제는 통하지 않게 됐다. 유권자들의 판단과 의식은 날로 진화하고 있다. 변화의 수준에 발맞추지 않으면 서구청장 재선거의 수모가 재연 될 것이다. 민주당은 김선옥후보에게 재공천을 주면서 기회를 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를 정치적으로 두 번 죽인 셈이 되었다. 다시한번 민주당의 각성을 촉구한다.

▲ 이동후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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