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버뉴스) 법원이 성범죄로 기소된 피고인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하면서 보호관찰명령을 내리지 않고 전자발찌 부착명령을 한 것은 부당하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초등학교 6학년생 A양을 강제추행한 혐의(성폭력범죄처벌 및 피해자보호법상 13세 미만 미성년자 강간 등)로 기소된 이모(43)씨에 대한 상고심(2010오1)에서 징역3년에 집행유예4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6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부착명령 청구를 24일 기각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특정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법원은 특정범죄를 범한 자에 대해 형의 집행을 유예하면서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명하는 때에만 전자장치를 부착할 것을 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그런데도 원심판결 및 제1심판결이 피고인에 대해 형의 집행을 유예하면서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명하지 않은 채 전자장치를 부착할 것을 명한 것은 법령에 위반한 것이자 피부착명령청구자에게 불이익한 때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재판부는 "원심판결 및 제1심판결 중 부착명령사건 부분을 파기하고 이 사건 부착명령 청구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해 3월 중순 경기 시흥시에 있는 한 초등학교 후문 부근에서 등교 중이던 A양(당시 12세)을 뒤쫓아가 2차례에 걸쳐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이씨에게 징역3년에 집행유예4년 및 전자발찌 부착 3년을 선고했으나, 2심은 그해 8월 전자발찌 부착6년을 선고했다. 이 판결은 상고기간 7일을 도과해 그대로 확정됐다.

그러나 검찰은 형 집행단계에서 이 확정판결에 잘못이 있음을 발견했고, 김준규 검찰총장은 12월30일 법규정 위반을 이유로 대법원에 비상상고했다.

비상상고(非常上告)는 형사판결이 확정된 후 법원의 심판이 법령에 위반한 것을 발견한 때 확정판결을 시정하는 형사소송절차다. 검찰총장에게만 신청권이 인정된다. 김 총장은 지난해 1월에도 비상상고를 통해 잘못 확정된 판결을 바로잡은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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