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정기국회는 지난 9월 소집된 이후 의사일정 협의로 초반부터 공전을 거듭하고 인사청문회로 난항을 겪는 등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못했다. 국정감사도 여야 지도부의 사활을 건 총력전으로 인해 수박 겉?기에 그쳤다는 비판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제부터라도 여야는 얼마남지 않은 회기동안 국민의 혈세가 어떻게 집행되고 제대로 쓰이는 지, 누수와 낭비요소는 없는 지 철저히 감시.감독하는 데 전력투구해야 할 것이다. 또한 입법부가 솔선해서 법을 준수하는 모범을 보인다는 차원에서도 새해예산안이 법정기일(12월2일)내 심의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줄 것을 당부한다.
하지만 종반에 접어든 이번 정기국회가 과연 막판 파행과 격돌, 임시국회 소집, 강행처리라는 구습을 벗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유종의 미를 거둘 것인지에 관해서는 속단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없지 않다. 세종시 문제를 비롯해 4대강 사업, 미디어법 재개정 논란, 아프간 재파병 등 여야간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쟁점 현안이 적지 않은데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겨냥한 정국주도권 확보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우려 속에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뉴민주당 플랜을 뛰어넘은 변화를 해야 한다"고 주문하면서 "정책적으로 좌파ㆍ 우파, 진보ㆍ보수를 벗어나 색깔있는 정책을 과감히 채택하겠다. 좌측 정책을 취할 수도 있고 심지어는 우측의 정책을 취하겠다"고 `변화'를 역설했다. 그러면서 정 대표는 "교육, 복지, 노동, 경제 등 전 분야에서 과감한 정책전환을 시도할 것"이라며 "앞으로 정부여당과 누가 진정한 서민 정책의 대변자인지 경쟁할 것이며, 그런 차원에서 정기국회에서 예산투쟁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 대표와 민주당의 `변화'가 어떻게 구체화될 것인지 지켜봐야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할 것이다. 그렇지만 정책대결을 통해 여론과 민심의 지지를 얻겠다는 정 대표의 선언은 신(新)여야관계 구축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여당도 환영할 일이라고 본다. 다만 여야는 정확한 수치와 통계, 그리고 정연한 논리로 정책대결을 하되 협상국면에서는 원만한 결과를 절충하고 도출하는 정치력과 유연성도 겸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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