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회의록을 유출한 자, 현행법에 따라 엄벌을 받아야

사대통령이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생산하거나 받은 기록물은 모두 대통령 기록물이다.
정상회담은 대통령만이 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연한 이치로 2007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은 대통령 기록물이 된다.

설령 국정원 공무원이 정상회담에 배석해 회의록을 작성했어도 대통령의 국정행위를 보조하는 업무를 수행한 것에 지나지 않으므로 이것은 누가 작성, 보관했던지 간에 대통령 기록물이지 국정원 기록물이 결코 아니다.

대통령 지정기록물이란 국익의 손상이나 정치적 쟁점화를 예방하기 위해 군사·외교·안보 등 나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록의 공개를 일정 기간(최장 15년) 유보하도록 대통령이 비공개로 지정하는 기록물을 말한다. 이것이 누출되면 치명적인 국익의 손실과 국가원수의 신뢰 훼손을 감수해야 한다.

게다가 정상회담은 노무현 대통령 혼자가 한 것이 아니지 않은가, 당연히 김정일 위원장의 발언도 반쯤을 차지할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듯이 노무현 대통령은 퇴임 전에 2007 정상회담 회의록을 대통령 지정 기록물로 지정해 놓았다. 따라서 이를 공개하면 현행법 위반은 물론 노무현의 뜻에 반하는 것이자 김정일 위원장에게 결례는 물론 북측 정부에도 피해를 주는 것이다.

정상회담 회의록을 유출한 자는 마땅히 현행법에 따라 처벌을 받아야 한다. 원세훈 남재준 전 현직 국정원장과 정문헌 서상기 김무성 의원, 권영세 대사 등이다. 역사는 이런 일이 크게 잘못된 것임을 오늘의 우리에게 생생하게 가르치고 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세종이 스스로 편찬한 자기 아버지의 기록인 태종 실록을 보고자 했다가 신하들에게 면박을 당하고는 뜻을 거둔 사실을 기록하고 있다.

얼마나 당찬 관리들이며 또 얼마나 이지적인 군주였던가, “도려내거나 긁어 없애거나, 먹으로 지우는 자는 ‘제서(制書)를 찢어 버린 율’로써 논죄하여 참하며, 동료 관원으로서 알면서도 고하지 아니하는 자는 율에 의하여 한 등(等)을 감(減)하고, 사초(史草)의 내용을 외인에게 누설하는 자는 ‘근시관(近侍官)이 기밀(機密)의 중한 일을 남에게 누설한 율’로써 논죄하여 참할 것입니다.” 정상회담 회의록을 유출한 자는 마땅히 현행법에 따라 엄벌을 받아야 한다.

원세훈 남재준 전 현직 국정원장과 정문헌 서상기 김무성 의원, 권영세 대사 등이 바로 그들이다. 그런데 새누리당은 그렇다손 치더라도 민주당과 문재인 마저 정상회담 회의록 공개에 찬성한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다.

이는 그들의 무지와 무능을 또 다시 보여준 한심한 작태로서 엄중하게 책임 추궁을 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은 후보 시절 “NLL을 포기하는 집단에 정권을 맡길 수 없다”고 말한 바가 있다.

이것은 최소한 그가 정상회담 회의록을 불법 유출한 자의 보고를 받았거나 아니면 회의록 일부라도 읽었다는 것을 시사한다. 연산이 무오사화를 일으킨 것은 간신 이극돈이 실록 일부를 절취해 올린 사초를 읽고 나서였다. 연산은 ‘조의제문’이 포함된 이 사초를 읽고 나서 반대파 정치인들에게 역모를 뒤집어 씌웠다.

박근혜 대통령 역시 NLL을 소재로 일종의 종북몰이를 시도해 대선에서 이길 수 있었다고 보는 견해가 많다. 무능과 기회주의적 처신으로 속수무책 당한 문재인도 문제지만 보다 본질적인 문제는 박근혜 대통령에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사임을 고려해야 할 이유가 자꾸 늘어나고 있는 것이 실로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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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webmaster@ev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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