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서 웨일즈 까지 장장 4시간이 넘게 걸렸다. 하지만 그리 지루하지는 않았다. 한 폭의 그림같이 아름다운 영국농촌풍경에 흠뻑 젖어 있었기도 했지만, 영국에 있는 동안우리를 가이드 해준 분이 달콤한 목소리로 영국에서 17년 동안 살면서 직접 겪은 체험을 바탕으로 영국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주는 것이 너무 흥미로웠기 때문이었다.
 
내가 단 이틀 동안의 영국 여행으로 영국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된 이유도 그 분의 자상하고 꼼꼼한 설명 덕분이다. (그 분에 대해서는 런던 편에서 좀 더 자세히 설명하겠음) 그 분의 설명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생태도시를 보고 벤치마킹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중요한 것은 생태도시에 대한 주민들의 마인드’ 라고 말했다. 아무리 좋은 제도나 멋진 생태환경을 도입한다고 해도 주민들의 생태 마인드가 따라 주지 않으면 전혀 필요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영국은 물론 유럽의 모든 주민은 수 십 년 전부터 생태환경에 대해서 실생활에서 완전히 체질화 되어 있다. 그 중 하나가 우리가 지금 가고 있는 생태테마공원 ‘웨일즈’이다. 웨일즈는 30년 전 몇 사람의 환경운동가에 의해 화석연료와 화학제품에 의존하지 않는 생활기술 즉, 얼터너티브 테크놀러지(Alternative technology)를  제창하고 폐광을 구입하여 작은 생활 공동체로 출발하였다.

현재는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놀면서 환경적인 사고를 익히는 ‘ 생태테마공원’으로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년 10만이 넘는 관광객이 방문하여 직접체험 한다. 웨일즈에 처음 도착하여 느낌 소감은 조금 실망이었다. 지구 반 바퀴를 돌고 또 버스로 4시간 이상 달려와 보는 장면치고 너무나 단순하고 소박했다.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완전 유기농으로 재배하는 약간의 밭과 체험현장, 태양에너지, 풍력, 수력 코너와 이 기술을 응용한 에너지 절약의 집을 전시해놓고, 애들 놀이시설로 땅속에 살고 있는 곤충들을 모형으로 전시 해 논 조그마한 동굴, 그리고 테마공원을 자세히 설명해놓은 책과 거기에서 나온 제품을 판매하는 가게 등 우리가 생각한 것에 비해 초라해 보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 생태공원의 기본이념은 방문한 사람에게 생태적인 생활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적절하고 쉬운 노하우를 제공하고 마음만 먹으면 곧 실천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전시시설은 테마공원 내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것을 재현해두고 관람객들이 직접 만져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해 두었다.
 
어찌 보면 아주 단순해 보였지만 단순한 것이 세계적이라고, 생태적 마인드와 아이디어로만으로 년 10만이 넘는 관람객이 방문하여 환경교육의 중요성을 일 깨워준다는 것은 대단하게 느꼈다. 특히 나중에 가이드를 통해서 그곳에 들어가는 입장료만 우리 돈으로 만 원 정도에 해당된다는 소리를 듣고 놀랐다.

저 정도 가지고 만원을 받다니…그것도 년 10 만 명이나 되는 관람객들에게… 또 공원 내에서 파는 것도 만만찮던데… 이러한 생각에 ‘관광사업은 자선사업이 아니다’라는 말이 떠오르면서 우리 담양도 웨일즈 보다 훨씬 유리한 지역이 많은데 그 중 하나를 잘 가꾸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접목시키어 ‘생태테마 시범 마을’로 만들어 놓는다면 돈도 되고 생태도시로서 이미지도 한층 고양 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요즈음은 농촌체험테마 관광이 인기를 끌고 있지 않은가? 

2)자립적이고 환경친화적인 신도시 밀턴케인스

하루 밤을 자고 밀턴케인스 시로 향했다. 밀턴케인스 시는 런던과 버어밍 햄 중간쯤에 있었고 런던에서 약 한 시간 거리에 있었다. 인구 21만의 영국의 마지막 새 도시이자 ‘나무도시’‘자족도시’ ‘에너지 메카’ 영국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첨단도시‘로 잘 알려진 이곳은 별명만큼이나 모습도 다양했다. 도시를 차로 한 바퀴 돌아보니 도시자체가 하나의 큰 공원 이었다.


전형적인 영국식 주택(한 결 같이 붉은 이층 벽돌집)이 숲으로 둘려 쌓여 옹기종기 모여 있었고  마을 앞에는 인공적으로 만든 커다란 호수가 놓여있었다. 마을은 우리나라 도시들 같이 한 곳에 집중 되어 있지 않고 200세대 정도 중심으로 여러 곳으로 분산 되어 있었다. 밀턴케인스는 처음부터 ‘균형과 다양성이’ 기본개념에 따라 철저하게 사전에 기획하여 건설되었다.

모든 상업건물은 6층 이하, 주택은 4층 이하로만 건설했다. 도시의 크기는 넓었지만 도로가 워낙 발달하여 모든 도시를 15분이면 왕복할 수 있다. 시내도로는 고속도로 화 되어 있어 시속 100 키로로 달렸다. 모든 도로의 교차로는 신호등 없이 로터리 화 되어 있어 차들이 물 흐르듯이 막힘없이 달렸다. 이와 같이 우리에겐 꿈의 도시 같은 밀턴케인스 시도 고민에 빠져있다.

도시가 젊다 보니까 주민들 또한 아주 젊다고 한다. 우리 담양의 고민과는 정반대로 30세미만이 52%나 차지하고 60세 이상이 13% 밖에 차지하지 않아 대학까지 교육을 무료로 하는 영국에서는 교육비 부담이 엄청나다고 한다. 젊은 인구 없이 노인인구만 증가하고 인구는 절대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지금 우리 농촌에 비해 그들의 고민은 사치스러워 보였다.

허허벌판에 신도시를 만들어 자기들이 원하는 대로 도시계획을 한 밀턴케인스를 우리 담양과 비교 할 수는 없겠지만 생태도시를 표방하는 담양으로서 많은 부분 벤치마킹 할 것이 너무 많았다. 그 기술적인 세세한 부분은 나와 동행했던 도시계획 전문가들에 의해서 충분하게 반영 될 것이다.

다음 편에는 런던과 버어밍 햄 그리고 영국여행 전반에 대해서 이야기 합니다.

▲박철홍 전남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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