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체험마을에서의 ‘힐링’

지금 우리는 올해의 7월 한 복판에 들어섰다. 올 여름은 예년보다 20일정도 앞서 찾아온 무더위가 연일 30도를 웃돌며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설상가상 원전 가동 중단으로 인한 심각한 전력난까지 더해져 올해는 여름나기가 여간 버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때마침 휴가시즌에 접어들며 많은 이들이 더위를 이겨낼 피서지 물색에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최근 7월 7일 도농교류의 날을 맞이하여 도농교류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넉넉한 인심과 다양한 즐길 거리와 먹을거리 등 풍성한 여정을 맛 볼 수 있는 농어촌체험마을을 올 여름 피서지로 강력 추천하고자 한다.

여기서 도농교류가 무엇이기에 활성화 하는지 먼저 설명하고자 한다. 도농교류란 말은 그대로 도시민과 농어촌민들의 교류를 의미한다. 국가적 차원에서는 ‘07년 12월 21일 ‘도시와 농어촌 간의 교류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도농촉진법)을 제정하면서 도농교류 활성화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그러나 최근 농업의 모든 상황을 보면 도농촉진법 제정 배경이 무색할 만큼 좋지않는 형편이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12년 기준으로 농촌인구는 291만명으로 지속적으로 줄고 있어 일각에서는 이변이 없는 한 10년 안팎으로 농촌인구가 200만 미만으로 줄어 들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농촌 인구의 고령화율이 36％로 전체 인구고령화율 12％의 비해 3배 이상 높다는 점이다. 이는 농촌이 초고령화 사회를 넘어 ‘수퍼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할 수 있다. 또한 농가소득은 2012년 기준 3103만원으로 도시 근로자 가구 소득대비 58％에 그쳤다. 이로써 미래 농촌의 지속가능성 여부에도 적신호가 켜지게 되었다.

이런 현실에서 가까운 나라 일본의 농촌 정책 중에 우리나라의 농촌 문제에도 도움이 될 만한 사례가 있어 함께 모색해 보고자 한다. 일본 또한 농촌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은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나라 농촌이 겪고 있는 문제를 일본은 먼저 겪으며 농촌을 지켜내고 활성화하기 위한 실천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점은 우리가 가히 배울만한 점이다.

일본의 농촌 정책으로 ‘그린투어리즘’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그린투어리즘은 자연환경을 훼손하지 않으며 친환경적 관광을 지칭하는 이른바 지속가능한 관광으로 도시와 농어촌의 교류를 통해 ‘체험과 공감’을 나누는 관광 형태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유럽에서 시작된 그린투어리즘을 적극 활용한 일본은 ‘92년부터 전국적으로 관심을 가져 다양한 형태로 진행하고 있는데 그 중 눈에 띄는 것이 농촌민박이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노인들로 구성된 일본 농촌은 자녀들이 도시로 나가면서 남게 된 빈방을 적극 활용하여 농가 소득을 올리는데 기여하고 있다.

또한 그린투어리즘과 연계한 창업활동도 활발하다. 농가에서 직접 재배한 건강한 먹을거리들을 제공하는 농산물직매소, 농가레스토랑이 매년 6%씩 성장하고 있으며 2008년 기준 시장규모가 5천억엔에 달했다고 한다. 일본 그린투어리즘의 핵심은 ‘지역 자산과 자원 활용’으로 각 지역 특산물, 전통문화 심지어 농촌의 허름한 건축물과 기후까지도 관광 자원으로 활용한다.

일본 농촌은 갖가지 상상력을 동원해 도시민들의 관심을 이끌어 내고 도시민들은 그에 적극 답하며 도농교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 또한 도농교류 활성화를 위한 노력은 끊임없이 펼치고 있다. 정부의 지원과 현지 주민들의 참여를 바탕으로 2012년 기준 이지역 영암 왕인촌 농촌체험마을과 같이 전국에 533곳, 어촌체험마을 100곳, 농촌마을 392곳 등 1,045곳이 농림축산식품부에 등록되어 운영 중에 있다.

더불어 안전행정부, 농촌진흥청 등에서 관리중인 마을까지 합친다면 총 1,860개의 농어촌체험마을이 우리 주변에서 있어,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가 가능하고 접근성도 높아 졌다.

그리고 매년 농림축산식품부 주최, 한국농어촌공사 주관으로 ‘농어촌 여름휴가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7월 7일을 도농교류의 날로 제정하는 도농교류의 선포식을 시작으로 전국 9개도 83개시군, 305개 농산어촌 체험마을이 참가하여 다채로운 전시물과 먹을거리들을 제공하였다. 그 결과 지난해보다 12% 늘어난 10만여명의 관람객들이 다녀가며 큰 호응을 얻었다.

아울러 농어촌 체험마을에 대한 도시민들의 관심에 부응하고자 한국농어촌공사는 웰촌 싸이트(www.welchon.com)를 운영하고 있다. 이 포털 싸이트에서는 각 마을별 체험프로그램 및 숙박, 먹을거리 등 농어촌 체험마을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했듯이 법률 제정과 다양한 이벤트를 벌이는 등 각고의 노력이 있음에도 농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FTA 체결로 농산물 개방에 따른 농업 부문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는 등 지금이야말로 농촌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할 시점이다.

이국적 정취를 느낄 수 있는 해외여행도 좋지만 저렴한 비용으로 깨끗한 자연 환경과 알찬 내용으로 가득한 체험프로그램이 있는 농어촌 체험여행도 해외여행 못지않게 충분히 매력적인 피서지가 될 수 있다.

아울러 자연을 몸소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농어촌 체험여행이야말로 최근 각광받고 있는 ‘힐링’을 경험하기에 가장 적합한 여정이 아닐까. 우리 농촌에 활력도 불어넣고 저렴한 비용으로 몸과 마음의 여유까지 얻을 수 있는 농어촌 체험마을! 올 여름 피서지로 강력 추천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