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부부 사이를 우리는 흔히 ‘일심동체’라는 말로 표현하곤 하죠. 하늘이 허락한 운명! 그 운명으로 인해 생기는 책임은 어디까지 져야 할까요? 사랑하고 존경하는 부부간에 서로 부담해야 할 책임의 한계에 대해 알아볼까 합니다.

영희가 아파트분양을 받아야 하는데 그 대금이 부족하니 1,500만원을 빌려주면 한 달 후 반드시 갚겠다고 요구하여 서로 아는 사이이고해서 차용증은 작성하지 않고 그냥 통장에서 계좌로 이체하였습니다. 그러나 영희는 몇 개월이 지났음에도 갚지 않고 전화도 피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영희에게는 소송을 하려해도 별다른 재산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분양받은 아파트는 현재 영희의 남편 철수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영희는 그의 가족들이 거주하는 아파트의 분양대금에 쓸 목적으로 빌린 것이므로 부부간의 일상가사에 해당됨을 주장하여 남편인 철수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요?

답) 민법상 부부는 일상의 가사에 관하여 서로 대리권이 있으므로(민법 제827조 제1항), 부부일방이 일상가사에 관하여 채무를 부담한 경우에는 다른 일방도 이로 인한 채무에 대하여 연대책임이 있습니다(민법 제832조).

대법원은 일상가사에 대해 부부가 공동생활을 영위하는데 통상 필요한 법률행위를 말한다고 하며 문제가 된 구체적인 법률행위가 당해 부부의 일상가사에 관한 것인지 판단함에는 그 법률행위의 종류·성질 등 객관적 사정과 함께 가사처리자의 주관적 의사와 목적, 부부의 사회적 지위·직업·재산·수입능력 등 현실적 생활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금전차용행위도 금액, 차용목적, 실제의 지출용도, 기타의 사정 등을 고려하여 그것이 부부공동생활에 필요한 자금조달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면 일상가사에 속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라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00. 4. 25. 선고 2000다8267 판결).

위 사안의 경우 아파트가 철수의 유일한 부동산으로서 가족들이 거주하고 있는 경우라면 철수에게 일상가사 대리로 보아 그에 대한 책임을 물어 위 대여금 1,500만원의 반환청구가 가능하다고 판단됩니다.

▲ chwonll@hanmail.net /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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