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 광주가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낼 것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의 발표에 따르면 2012년 기준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의 생산성이 상당히 낮다. 다른 세계 5대 완성차 업체와 비교해서는 물론이고, 같은 기아자동차 해외공장에 비해서도 60~70%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개인이건 기업체이건 성장의 관건은 생산성이다. 개인의 소득을 결정하는 여러 요소들 중 가장 으뜸은 생산성이요, 기업체에서 만들어낸 부가가치를 결정하는 으뜸요소 역시 생산성이다. 오죽했으면 생산물을 노동량으로 나눈 값을 노동생산성이라고 했을까.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모든 요소를 아예 생산성으로 뭉뚱그려 버린 것이다.

지역성장의 관건도 역시 생산성이다. 먼저 인력의 생산성과 일자리의 생산성이 문제다. 지역의 번영을 위해서는 일자리가 늘어나야 한다고 외쳐대지만 일자리가 아무리 많은 들, 저임금 일자리로는 지역번영을 일구어 낼 수 없다. 생산성 높은 좋은 일자리가 많아야 지역이 번영하는 것이다.

그런데 좋은 일자리가 형성되려면 생산성 높은 인력이 많아야 하고, 생산성 높은 인력을 소화하려면 좋은 일자리가 많아야 한다. 이렇게 인력의 생산성과 일자리의 생산성은 서로를 필요로 한다. 다음에는 경제기반의 생산성이 높아야 한다.

필요한 시설이, 필요한 장소에, 필요한 양 만큼 있어야 지역의 생산성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지역경제의 운영자들의 생산성이 높아야 한다. 지자체 공무원, 단체장, 정치인, 기업가들이 정치의비용을 너무 발생시키지 않고 경제적 성과를 증대시키는 생산성 높은 자들이어야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광주를 대표하는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의 생산성이 신통치 않다는 말을 들으니 걱정이 많아진다. 지역발전의 관건은 생산성 증대다. 그럼 어떻게 해야 생산성을 올릴 수 있나? 개인, 기업, 그리고 경제운영자들이 각자의 생산성을 높이고 생산성 높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면 된다.

생산성은 학습과 숙련에 의해 형성된다. 그러기에 사람들은 모두들 열심히 공부하고 기술을 연마하여 생산성을 높이려고 한다. 기업 역시 생산성 높은 인재를 영입하고 생산공정을 개선하여 기업체의 생산성을 올리려고 부단히 노력하는 것이다. 지자체의 공무원이나 단체장, 기업가들이 부패하지 않고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마인드로 경제를 운영하는 것도 지역의 생산성 증대에 매우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방식은 주어진 산업 구조에서 그저 빠르게 전진하려는 ‘속도증대’ 노력에 불과하다. 방향이 맞지 않으면 아무리 열심히 노력한들 헛수고다. 현재의 산업에서 필요로 하는 일자리의 생산성이 낮다면 개인이 아무리 노력한 들 생산성 증대에는 한계가 있다. 현재 산업의 생산성이 낮다면 기업 역시 아무리 노력한 들 생산성 증대에는 한계가 있다.

그런데 만일 어떤 산업의 일자리 생산성이 높다면 그 산업 종사자의 생산성 역시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개인의 작은 노력으로도 큰 생산성 증가를 가져 올 수 있다. 결국 근본적인 생산성 증대 방법은 속도 보다는 방향을 잘 잡는데 있다.

그럼 일자리의 생산성도 높고 자체의 생산성도 높은 산업은 어떤 것이며 어떻게 찾아낼 것인가. 생산성 높은 획기적인 산업은 지금까지의 장르가 아닌 새로운 장르에서 찾아야 한다. 특히 광주는 현재의 주류 산업에서 소외된 지역이다.

그러니 광주가 획기적으로 발전하려면 지금까지의 산업과는 아예 장르를 달리한 분야에서 산업을 찾아야 한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새로운 장르로의 변환의 예는 마차에서 자동차, 유선전화에서 무선전화, 구형무선전화에서 스마트폰, 등으로의 변환일 것이다.

과연 광주에서 그런 수준의 장르 만들기가 가능할 것인가. 광주는 고사하고 한국 전체적으로도 아직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 세상에 내놓은 적은 없다. 하지만 앞으로도 영원히 한국이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내지 못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언젠가 한국에서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낸다면 그곳이 우리 광주일 가능성은 매우 높다. 새로운 장르는 매우 강한 혁신을 통해 출현이 가능할 것이다.

혁신의 몫은 원래 비주류들의 몫이다. 주류에서 근본적인 혁신이 이루어진 경우는 없다. 어느 사회나 주류들은 현실에 안주하려는 강한 성향을 가지고 있다. 주류들을 오늘의 주류로 만들어 준 배경이 과거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현실인데 어찌 현실에 안주하고자 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오로지 비주류들만이 근본적인 혁신을 꿈꾼다.

현재 산업의 주류 들 역시 과거의 실적이 아까워 근본적 혁신을 추구할 수 없다. 그러니 이제 한국의 비주류 광주가 근본적 혁신을 이루어 한국 최초로 이 세상에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낼 것이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 이민원 광주대학교 글로벌경영학과 교수 / 前 국가균형발전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