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하수슬러지처리시설에 인접한 광주제2순환도로 유덕IC 사무소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날마다 악취 속에 쩌들리면서 건강의 적신호가 우려된다.

광주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광주하수슬러지처리시설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악취가 발생하면서 이곳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물론 인근 주민들이 두통을 호소하는가 하면 스트레스로 인한 생활불편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광주환경공단과 인접한 도로나 제2순환도로, 유덕 IC, 무진로 등 광주관문을 오가는 하루 수십만대의 차량들은 퀴퀴하면서 역겨운 냄새 때문에 문을 닫아야 하는 처지여서 광주시민들의 건강 적신호가 되고 있다.

게다가 하수슬러지처리시설은 해를 거듭할수록 고장이 잦아지고 있는 가운데 광주시가 2009년 발주 당시 공청회 등을 거쳐야 한다는 주민들의 의견을 묵살한데다 입찰과정에서 담합혐의가 최근 밝혀지면서 총체적인 부실로 인한 주민들의 집단반발도 우려되고 있다.

광주시 서구 유덕동 광주환경관리공단 부지와 인접한 두 곳의 유덕동 IC관리사무소 직원들은 퀴퀴하고 비린내 비슷한 역겨운 냄새 때문에 두통에 시달리고 있으나 광주시와 직간접적인 이해관계 때문에 회사 차원에서 대응을 하지 못한 채 전전긍긍하고 있다.

톨게이트에서 요금을 받고 있는 C모(여)씨는 “요즘 같은 무더운 여름철에 광주환경공단에서 수완동 쪽으로 북풍이 부는 날이면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머리가 아프다”면서 “어떤 때는 아침부터 냄새에 찌들어 속이 뒤집어지고 불쾌해서 하루 내내 스트레스를 받고있다”고 말했다.

하수슬러지처리시설과 맞붙어 있는 음식물쓰레기 처리장에 근무 중인 직원들의 사정은 더욱 열악하다.

공단직원으로 이름을 밝히기를 꺼려하는 A모씨는 “냄새가 몸에 배거나 악취에 시달리다 보니 후각세포가 마비될 지경에 이르러 다른 사람과 달리 냄새를 맡지 못할 정도다”면서 “폭염이 내리쬐는 여름철에는 슬러지를 태울 때 나는 미세먼지를 마시고 동시에 악취를 맡고 있을 정도로 근무환경이 열악하다”며 밝혔다.

이러한 악취는 흐린 날이나 날씨가 우충중해 저기압일 경우 기체성분이 위로 확산되지 못하고 아래로 깔리면서 지면을 따라 악취가 멀리 퍼져나감에 따라 더욱 심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조선대학교 환경공학과 모 교수는 “슬러지에서 나오는 악취는 여러 가지 성분이 복합돼 성분마다 따로따로 냄새가 나기 때문에 딱 잘라 어떤 냄새라고 단정할 수 없을 정도로 불쾌하기 그지없다”며 “이러한 냄새는 꾸준히 맡다보면 만병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스트레스를 유발하기 때문에 건강에 해로운 게 사실이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하수슬러지처리시설을 설치할 때 공법에 따라 장단점이 있지만 이러한 냄새를 감안해 기계나 업체를 선정할 때 좀더 신중을 기했어야 했다“며 “슬러지를 태울 때 약간의 냄새는 날수 있지만 코로 맡아서 지독한 냄새가 날 정도면 발주과정에 분명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수완동 주민자치회장을 맡고 있는 오모(57)씨는 “환경공단으로 부터 약간 떨어져 있지만 흐리면서 북풍이 불어 닥칠 때는 매캐하면서도 이상한 냄새 때문에 기분이 잡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면서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광주시를 항의 방문하거나 대책마련이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에서 목포로 출퇴근 하는 C모씨는 “무진로를 타고 환경공단 주변을 지날 때면 이상하고도 역겨운 냄새 때문에 기분이 나빠 으레껏 창문을 닫고 지나간다”며 “과거에는 변두리였지만 주변에 아파트가 대거 들어선 이후 이제는 광주의 관문으로써, 통행차량이 가장 많은 도심 한복판에서 이러한 냄새가 난다는 자체가 광주의 이미지를 구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복합적인 악취는 지난 2012년 1월에 준공된 하수슬러지처리 시설이 일반슬러지와 총인슬러지를 혼합해서 태우는 과정에서 기술적 결함 때문에 슬러지를 제대로 건조시키지 못한데다 잦은 고장에 따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광주시는 2009년 발주과정에서 인근 유덕동 주민들이 공청회를 열자고 제안했으나 하수슬러지 처리시설이 하수처리장과 연계된 부대시설이라는 이유로 이를 묵살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광주 하수슬러지 처리시설 설치공사를 한 한라산업개발과 포스코엔지니어링,코오롱글로벌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21억2400만원을 부과한 뒤 검찰에 고발조치 했다. 그러나 한라산업개발은 완전 자본잠식 상태라 과징금이 면제됐다.

7일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회사는 2009년 7월 조달청이 입찰 공고한 '광주광역시 하수슬러지 처리시설 설치공사'에서 경쟁을 회피할 목적으로 사전에 투찰가격(투찰률) 및 톤당운영비를 합의했다고 밝혔다.

합의 결과 한라산업개발이 94.81%의 높은 투찰률로 낙찰 받음에 따라 시 혈세를 그만큼 낭비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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