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광주시가 추진중인 ‘어등산관광단지’개발이 지루한 법정다툼 속에 원점서 맴돌고 있다.

당초 박광태 전 시장때 착공한 어등산 관광단지는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특혜의혹이 불거져 첫 단추가 잘못 꿰졌다는 지적을 받았다.

민선 5기 강운태 시장은 시민위원회와 T/F팀을 차례로 꾸린 뒤 도출된 대안을 엎었다 되짚었다 갑질만 해대다 임기 4년 내내 허송세월을 보냈다.

윤장현 시장 체제가 들어서면서 언제나 그랬듯이 또 다시 반복되는 T/F팀이 구성돼 3차례 회의가 진행됐다. 뭔가 가닥이 잡힐까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과거의 답습만 되풀이 하고 있다.

특히 이번 법원의 화해권고 결정에 관련 공무원들의 무지가 드러나면서 어등산관광단지는 ‘출구가 보이지 않는 터널 속’에 또 다시 갇힌 꼴이 됐다.

따라서 필자는 어등산 관광단지 개발이 전국단위 공모로 추진된 민자 개발 사업이고, ‘甲질 만 해대는 광주에서는 사업하기 힘들다’는 오명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이번 법원의 화해권고를 계기로 2회에 걸쳐 문제점과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1. 법원의 화해권고가 주는 배경과 광주시의 문제점

149만2948명이 둥지를 틀고 있는 광주의 개발 축은 이제 국립아시아 문화전당이 들어선 충장로에서 광주시청이 자리한 상무지구로 옮겨가고 있다. 앞으로 광주공항이 이전되고 그동안의 우여곡절 속에 호남고속철이 4월 개통되면서 송정역에 환승센터가 들어서게 되면 광산구는 수완·운남 지구를 배경으로 광주의 중심축으로 부상하게 된다.

송정역과 운남 지구의 딱 가운데 위치한 ‘어등산 관광단지’는 이러한 도시개발 수요와 함께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박광태 전 시장 때 착공하게 된다.
하지만 강운태 전 시장을 거쳐 현 윤 시장에 이를 때까지 지루한 법정공방을 거치며 10년이란 허송세월에 묻히게 된다.

이런 지지부진함은 애시당초 사업자 선정을 잘못해 부도가 난데 기인한 것이지만 이는 시민들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기에 굳이 전임 시장의 잘못된 행태를 꼬집는 것은 차치해 두기로 하자. 과거 보다는 현재 그리고 미래가 더욱 중요하다는 데서다.

2. 법원 화해권고 배경

㈜어등산리조트(이하 어등산측)는 지방선거가 한창 달아오른 시점인 지난해 4월 당시 강운태 시장후보에게 350억원 상당의 ‘토지 소유권 이전 등기’ 소송을 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다.

소송의 핵심은 강 전 시장이 2012년 토지보상금 300억 원을 주면 민원도 풀고 시정을 운영하는 데 도움이 되겠다고 요구해 이를 철석같이 믿고 준데서 출발한다.
이후 광주시는 ‘어등산 개발 시민위원회’에 이어 부시장을 위원장으로 T/F팀을 꾸렸고 여기에서 도출된 중재안이 나오자 2차례나 뒤집고 말았다.

당초 어등산측은 원안대로 추진할 경우 불발탄 제거 등으로 인해 사업타당성이 맞지 않기에 사업을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었지만 방향을 선회해 강 전 시장의 요구를 들어준 대목을 강조한다.

이런 이유로 어등산측은 골프장을 개장하게 되었고 강 시장이 이랬다, 저랬다하면서 차일피일 세월만 보내자 소송에 이르고 만다.

물론 어등산측이 유원지 및 경과지구로 지정된 37만평을 준다고 합의해놓고 다시 소송을 통해 되찾겠다는 발상은 기업의 공공성을 저버린 행위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최근 광주지방법원에서 내린 화해권고 결정이 어떠한 배경 속에서 이뤄졌고, 광주시는 26일 법원의 중재를 왜 수용하지 않았는가를 짚어보는 것도 앞으로 어등산 개발의 해법을 찾는데 의미가 있다.

법원이 6개 항의 화해권고 결정 가운데 핵심쟁점은 유권지 및 경관녹지 37만평 가운데 상업시설 용지가 포함된 유원지 부지 6만5천 평에 있다.

도시공사는 어등산측으로 부터 기부 받은 유원지 부지를 공영개발 방식으로 개발하기 위해 6개 대기업을 상대로 접촉에 나섰으나 여의치 않자 손을 들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면세점이나 명품 아울렛 매장 유치 마저 물 건너 갔다.

이런 갑의 횡포를 지켜보던 어등산측은 강 전 시장에게 ‘정작 땅을 기부한 자신들은 제외하고 호반건설 등 대형업체들과 접촉, 꼼수를 부리자 이는 행정기관으로서 도리에 어긋난다’며 이의를 제기했고, 급기야 땅을 내놓으라며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광주시의 무지한 갑질과 도시공사의 핫바지 운영

그렇다면 법원이 어등산 측의 입장에 손을 들어주게 된 배경도 이러한 연장선상에서다 . 광주시가 공영개발을 할 처지도 못되고 의지가 없는 상태에서 법정다툼만 계속해서는 안 되기에 양자 간에 합의를 유도한 데 있다.

이 과정에서 광주시는 공영개발 방식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갑질만 해대는 행태가 반복했고, 여기에 춤만 추는 도시공사의 핫바지 운영이 자연스럽게 도마 위에 올랐다.

광주시는 공영개발을 하려면 유원지 개발 방식을 유원지 법이나 관광단지법에 의거, 원안대로 모든 것을 시설한다는 사실을 모른 체 택지개발을 통해 상업용지를 분양해서 팔면 돈이 된다고 착각한 게 화근이 됐다.

결국 광주시는 한발 물러서 관광단지를 공영개발로 할 경우 적어도 호텔과 유락시설 등을 설치하는 데 규모에 따라 200~300억이 소요된다는 사실을 알고는 이를 포기했고, 자신의 직무에 대한 책임을 면하기 위해 T/F 팀을 꾸린 셈이 됐다.

이를테면 공영개발로 하자니 소요 예산을 마련하는데 시의회의 승인을 맡는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그렇다고 장기적인 경기침체 속에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자칫 분양이 안 될 경우 책임을 져야할 것 같아 이러지도 못하고 저리지도 못한 딜레마에 빠지게 됐다는 얘기다.간 사업자에게 주자니 특혜의혹을 받을 것 같고, 그렇다고 공영개발을 하자니 한계에 부딪힐 것 같아 ‘계륵(鷄肋)’ 신세가 된 셈이다.

이러한 소신 없는 공무원의 마인드는 26일 법원의 화해권고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으로 변했는데, 그 이유가 지난 2012년과 다르다는 것이었다.
출구전략도 없이 민간사업자야 죽든 말든 상관없이 재판으로 갈 데 까지 가보자는 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재판 속에서 그 담당 간부는 인사를 통해 다른 부서로 옮겨가게 될게 뻔하고, 그 자리를 물려받은 다른 공무원들도 과거의 전철을 밟을 수 밖에 없다.

도시공사의 행태 또한 한심하기 이를 데 없다. 과거 강 전 시장 때도 그랬지만 어등산 관광단지에 관한 한, 도시공사 사장은 시장이 이래라 하면 이러고, 저래라 하면 저리 가는 그야말로 ‘꼭두각시’에 지나지 않았던 점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현재의 조용준 도시공사 사장도 마찬가지다. 윤 시장이 행정을 알아가고 있는 단계라면 자신이 전문가로서 이러한 문제를 책임지고 해결해 나가야 하는데 그럴 의지도 없는 듯 하다. 시청 간부가 지시하는 데로 움직이고 있다.

도시공사 내에 이사회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데도 자체적으로 해결하지 못한 채 어느것 하나 가닥을 추리지 못하고 있다는 게 직원들의 지적이다.

26일 법원의 화해권고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내용을 법원에 접수하기 전 행태가 이를 방증한다. 도시공사는 광주시에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분부대로 따르겠노라’고 읍소(?)했다 한다.

그러자 광주시는 공문을 통해 ▲공영개발방식을 한다. T/F팀이 가동되고 있다. ▲화해권고안은 부당하니 받아들일 수 없다 ▲ 26일 까지 접수하라는 3가지 내용을 지시했다.

윤 시장의 50년 지기로 섹스폰을 다루는데 일가견이 있다는 조 사장은 선임과정에서 말이 많았고, 교수출신이어서 학식은 있는지 몰라도 대형프로젝트를 추진함에 있어 과단성이 부족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조 사장은 강 전시장 때 어등산측과의 합의 과정에서 자신들이 제외돼 앞으로 사업추진 주체에서 빠져 있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겠다. 혹여 모르고 있다면 여간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으며 핫바지에 불과한 셈이다.

결론적으로 광주시가 민자로 추진하고 있는 ‘어등산 관광단지’는 광주시의 無知한 갑질과 도시공사의 핫바지 운영에 좌초되고 있다.

광주시 자체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법정 다툼에 기대는 광주시나 도시공사의 행정에 시민들은 미덥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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