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장기표, 개헌론자는 대통령되서는 안돼

편집국l승인2016.12.31l수정2016.12.31 09:38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 신문명정책연구원 장기표 원장

헌법개정을 주장하는 정치지도급 인사들이 많다. 대부분 자신이 대통령이 될 수 없거나 큰 정당의 대선후보가 되기 어려운 사람들이라서 우선 동기가 순수하지 못하다.

그런데 그들이 주장하는 개헌의 논거는 주로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와 레임덕 현상이다. 역대 대통령들이 하나같이 부정부패에 연루된 것은 제왕적 대통령제 때문이었다는 것인데, 얼핏 보면 설득력이 있어 보이지만 사실은 허구요 책임회피일 뿐이다. 역대 대통령들의 부정부패는 부도덕하고 무능해서 생긴 것이지 제왕적 대통령제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선 현행 헌법은 제왕적 대통령제가 아니다. 대통령 단독으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고, 중요한 국정현안은 모두 국무회의의 의결을 거치게 되어 있다. 또 국무총리, 장관, 감사원장, 검찰총장, 경찰청장 등 정부 고위직은 국회의 청문회와 동의를 거쳐 임명하게 되어 있다. 거기다가 국정감사와 대정부질문을 통해서 국정을 감시할 수 있게 되어 있어 국회와 정부고위직들이 제 역할을 다한다면 제왕적 대통령이 될 수가 없다.

무슨 일이 생기면 제도 탓하면서 제도의 변경을 주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잘못한 사람의 책임을 면해주는 것이 되어 오히려 잘못을 반복케 하는 요인이 될 뿐이다. 그래서 잘못을 저지른 사람을 엄벌하는 것이 잘못을 저지르지 않게 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부정부패 연루사건인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하여 제왕적 대통령제 때문으로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으나, 이것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비난을 축소시키려는 꼼수일 뿐이다. ‘박근혜 게이트’이기도 한 ‘최순실 게이트’가 생긴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무능하고 허약하며 부도덕해서 생긴 일이지 박근혜 대통령이 제왕적 대통령이어서 생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개헌론자들이 내세우는 대안을 보면 더욱더 옳지 않다.

보통 개헌의 내용으로 이원집정부제, 내각책임제, 4년 중임제를 내세운다. 이원집정부제의 경우 한국의 정치상황에서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다른 정당 소속일 경우 사사건건 다투어 국정이 마비되기 십상일 것이고, 같은 정당 소속이라도 대립되는 일이 너무 많을 것이다. 더욱이 이원집정부제의 경우 이른바 내치는 국무총리를 수반으로 하는 국회에 맡기게 되는데, 현재와 같은 국회에 국정운영을 맡길 경우 국정은 표류하면서 국회가 부정부패의 복마전이 될 것이 분명하다.

내각책임제도 마찬가지다. 민족분단으로 국가안보가 중시될 수밖에 없고 또 민족통일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상황임을 고려할 때 국회에 국정을 맡기다시피 하는 내각책임제는 옳지 못하다.

레임덕 방지를 위해서는 4년 중임제로의 개헌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나, 역대 대통령들의 레임덕은 임기 말이 아니라 임기 초기에 있어 왔다는 점에서 임기 말 레임덕을 막기 위한 명분의 4년 중임제는 설득력이 없다. 5년 단임도 지겨운 판에 4년 중임 곧 8년을 집권할 경우 국민들이 더 큰 고통을 겪을 것이다. 4년 중임제를 채택할 경우 전기 4년은 여야 간의 선거운동 공방으로 국정의 안정 운영은 결코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한국 정치는 혁명적으로 개혁되어야 한다. 국회의원을 잘 뽑아서 그렇게 하기보다는 대통령을 잘 뽑아서 그렇게 하는 것이 훨씬 더 쉬우리라는 점에서 한국 정치의 혁명적 개혁을 위해서는 강력한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

이런 터라 대통령 중심제를 유지하는 한 제왕적 대통령이 되어 부정부패가 없어질 수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런 사람들은 대통령이 되어 보았자 부정부패를 없앨 자신이 없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은 대통령 중심제가 유지되는 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 나서는 일도 없어야 한다. 자기가 대통령이 되어 보았자 대통령직을 잘 수행할 자신이 없으니 말이다. 더욱이 그런 사람들은 자신이 대통령이 될 경우 자신도 부정부패에 연루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니 부정부패에 연루되어 온갖 수모를 겪기보다 아예 대통령이 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런 사람은 혁명적 개혁이 요구되는 한국정치에서 정치를 개혁할 의지도 능력도 없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어차피 시간적으로도 대선 전의 개헌은 불가능하다. 현행 대통령 중심제로 대통령 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는 만큼 자신의 무능을 감추기 위해 개헌론을 들고 나온 자들은 대통령 선거에 나서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부정부패를 청산할 강력한 의지가 있는 것은 물론 국정운영을 잘 할 자신이 있고 정치를 혁명적으로 개혁할 자신이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편집국  webmaster@evernews.co.kr
<저작권자 © 에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편집국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주소 광주광역시 북구 무등로 180번길 12, 328호(신안동, 제일오피스텔)   |  전화번호 070-8830-6600  |  등록번호 광주광역시 아00042
등록일자 : 2009. 9.29  |  발행인 : 매일방송(주) 이종락   |  편집인 이지수   |  대표 이종락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지수  |  사업자등록번호 : 410-86-31873
Copyright © 2018 에버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