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게이트'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이 14일 이세민 전 경무관은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김 전 차관은 2013년 당시 '김 전 차관 의혹' 수사를 지휘한 경찰청 수사기획관이었다.

그러나 특별한 이유 없이 수사지휘라인에서 방출된 뒤 좌천 인사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는 이 전 경무관에 대한 인사조치와 관련해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과 이중희 전 민정비서관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 법무부장관을 거쳐 검찰에 수사를 권고했다.

수사단은 이 전 경무관을 상대로 2013년 3∼4월 경찰의 '김 전 차관 의혹' 초기 수사 사항 전반을 조사 중이다.

우선 이 전 경무관이 직접 피해자 격으로 알려진 '외압인사' 부분에 대한 질의자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경무관은 2013년 첫 조사 당시 경찰청 수사기획관으로, 김학배 수사국장과 함께 수사 지휘라인 핵심인물이었다.

그러나 수사팀을 이끈지 한달여만에 김 수사국장은 울산지방경찰청으로, 이 전 경무관은 경찰대학 학생지도부장으로 전보됐다.

김 전 차관 수사를 두고 당시 청와대 고위 관계자로부터 질책이 있은 바로 다음이었다.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는 경찰 수사팀을 질책하고 좌천시킨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민정라인 또는 정무라인이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곽상도 당시 민정수석 등은 인사검증을 위해 김 전 차관에 대한 내사 또는 수사와 동영상 확보 여부를 물었지만 경찰이 이를 숨기고 있다가 김 전 차관 임명 발표 날에야 사실을 알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이 당시 청와대에 보고하지 않은 동영상을 야당 의원에게 건넨 점도 문제삼고 있다.

수사단은 이 전 경무관이 초기 수사 전반을 지휘했던 만큼, 이번 사건의 핵심인 김 전 차관의 특수강간 혐의 발생 시점 등에 대해서도 집중 질의했다. 

김 전 차관 본인인 것으로 강하게 추정되는 '별장 동영상'이 최근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수사단은 김 전 차관의 특수강간 혐의에 무게를 두고 있다.

동영상 등 김 전 차관의 특수강간 혐의를 뒷받침하는 최근 증거기록은 2012년까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형사소송법상 특수강간죄의 공소시효는 2007년 12월21일 법이 개정돼 10년에서 15년으로 늘어났다.

범죄발생 시점이 법개정 이후여야만 늘어난 공소시효기간이 적용되지만, 수사단이 2012년에 있었던 범죄의 결정적 증거를 확보하면 아직 공소시효는 남아 있는 셈이다. 

수사단은 이와 함께 '별장 동영상'을 처음 만든 윤모씨를 이번 주 추가로 불러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윤씨는 윤중천씨 조카로 이번 사건을 가장 속속들이 알고 있는 인물이다.

수사단 관계자는 "윤씨는 주요 참고인으로서 수시로 불러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윤씨 조사 후에는 피해자로 알려진 여성 A씨에 대한 직접 조사도 예정돼 있다.

A씨는 사건 당시 윤중천씨 협박으로 별장으로 초대돼 김 전 차관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고소했지만 검찰은 무혐의 처분했다.

김 전 차관은 지난 9일 A씨를 무고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이동후 기자  ceo@ev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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