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50억 클럽' 의혹과 관련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수재 등) 혐의를 받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30일 구속을 면했다.

검찰이 박 전 특검의 신병 확보에 실패하며 향후 50억 클럽과 관련한 금품 약정 의혹은 물론 곽상도 국민의힘 전 의원 수사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박 전 특검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한 뒤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유 부장판사는 "피의자의 직무 해당성 여부, 금품의 실제 수수여부, 금품 제공약속의 성립 여부 등에 관하여 사실적, 법률적 측면에서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 "현 시점에서 피의자를 구속하는 것은 피의자의 방어권을 지나치게 제한한다고 보인다"며 "현 단계에서는 구속의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박 전 특검의 최측근이자 공범으로 함께 영장이 청구된 양재식 전 특검보에 대한 영장심사도 기각됐다.

이민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금품의 실제 수수 여부 등 범죄사실 중 일정 부분에 대해 사실적, 법률적 측면에서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보인다"고 밝혔다.

이들은 남욱 변호사 등 대장동 민간업자들로부터 우리은행 컨소시엄 참여 및 PF대출용 여신의향서 발급 청탁 대가로 2014년 11~12월 대장동 토지보상 자문수수료·대장동 상가 시행이익 등 200억원 상당의 이익 및 단독주택 2채를 제공 받기로 약속한 혐의를 받았다.

아울러 박 전 특검의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선거자금 명목으로 현금 3억원을 수수한 혐의도 있다.

박 전 특검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등 대장동 민간업자들로부터 우리은행 여신의향서 발급 청탁 대가로 2015년 4월 경 5억원을 수수하고 50억원 상당의 이익을 약속 받은 혐의도 적용됐다. 

검찰은 이 같은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관련자들의 진술과 이를 뒷받침하는 객관적 증거들에 의하면 청탁의 대가로 금품을 수수 및 약속한 점이 충분히 인정되는 상황에서 법원의 영장기각 사유를 납득하기 어렵다"며 "향후 보강수사를 통해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