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북부지법 ⓒ News1 임윤지 기자

출근길 버스에서 여성 승객을 흉기로 위협한 60대 남성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남성의 조현병 병력이 확인돼 법원은 보호관찰과 치료를 받을 것을 함께 명령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4단독(부장판사 박민)은 25일 특수협박 혐의를 받는 60대 남성 김 모 씨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김 씨가 정신장애 3급 장애인으로 조현병을 진단받은 뒤 장기간 정신과 치료를 받아온 기록을 확인하고 양형에 고려했다.

박 부장판사는 "김 씨는 사건 당일 신원을 알 수 없는 폭력배들이 자신을 미행한다는 터무니 없는 망상에 사로잡혀 자신의 피해 사실을 알린다는 일념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범행 당시 의사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라는 사정까지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어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위험한 물건인 식칼을 휴대했다"면서도 "중한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고 피해자가 법원에 김 씨에 대한 형사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 씨는 지난 8월 20일 오전 7시 25분쯤 동대문구 청량리동 미주상가 앞 정류장 인근을 지나고 있던 시내버스에서 20대 여성 A 씨를 향해 칼을 꺼내 목에 겨누며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인명 피해는 없었다.

법원은 김 씨가 보호관찰 아래 정신질환 관련 치료를 받을 것도 명령했다.

박 부장판사는 "김 씨가 잘 치료받겠다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없기에 집행유예 2년 동안 보호관찰을 명하고 보호관찰관의 보호관찰 아래 치료가 이뤄질 것"이라며 "보호관찰에서 요구하는 치료 프로그램에 성실하게 임하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5일 열린 재판 최후진술에서 김 씨는 '치료를 받지 않았느냐'는 판사의 질문에 "임의로 두 알씩 빼먹고 그랬는데 불안 증세가 그 이후로 심해진 것 같다"며 약을 제대로 복용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날 검찰은 피해자와 합의했다는 점을 고려해 징역 2년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