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업소가 숨긴 마약류. 2025.02.27/뉴스1(서울청 마약범죄수사대 제공)

수원·인천 일대 유흥업소에서 마약류를 유통하거나 손님들에게 판매한 일당이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는 27일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유통책 등 20명과 마약을 매수·투약한 21명을 체포해 검찰에 송치했다. 이 중 15명은 구속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은 검거 과정에서 마약류인 케타민 207g과 엑스터시 1246정, 합성대마 20mL 등과 현금 2459만 원을 압수했다.

또 압수한 현금과 피의자들 명의 예금·영치금·자동차 등 총 6440만원에 대해 법원으로부터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 인용 결정을 받았다.

베트남인 위주로 구성된 유통책 19명은 2023년 10월 14일부터 지난해 8월 8일까지 경기도와 인천 일대 유흥업소 등에 마약류를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유통책인 손 모 씨(34·남)는 인천 계양구 소재의 유흥업소 업주이며, 케타민과 엑스터시 등을 업소 창고에 보관하면서 손님들에게 판매했다.

손 씨는 매출을 올리고자 업소 관리 실장과 공모해 마약을 찾는 업소 내·외국인을 상대로 마약류를 판매했다.

이들은 소문이 돌지 않도록 사전 전화 예약제로만 운영했으며, 단속을 피하기 위해 평소 업소 창고 내 전기밥솥 안에 마약류를 보관했다. 마약 대금은 주류와 별도로 현금으로만 받았다.

투약 장소를 제공한 김 모 씨(44·여)는 인천 서구 소재 노래연습장 업주로 조사됐다. 그는 업소 매출을 올리기 위해 총 6회에 걸쳐 손님들에게 마약류 투약을 위한 장소와 도구(접시·빨대)를 제공했다.

노래방에서 경찰이 압수한 투약기구(빨대). 2025.02.27/뉴스1(서울청 마약범죄수사대 제공)

검거된 유통책과 매수·투약자들 중 34명은 베트남 국적(귀화자 4명 포함)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유흥업소 등에서 서로 알게 됐으며, 같은 국가 출신이라는 공통점으로 신뢰를 쌓은 후 비밀리에 점조직 형태로 유통망을 만들고 마약류를 거래했다.

베트남 국적 피의자들은 결혼이나 유학, 취업, 어학연수 등의 사유로 입국했다. 그러나 원래 목적과는 다르게 짧은 시간에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넘어가 마약류 범죄에 손을 댄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 계양구 소재의 유흥주점 업주가 마약류를 판매한다는 정보를 입수한 경찰은 지난해 5월 15일 손님으로 가장해 잠입한 후 수사관에게 케타민을 판매한 업소 실장을 현행범 체포했다.

경찰은 이후 베트남인 여성으로부터 마약류를 구매했다는 유흥업소 업주의 진술을 바탕으로 이번 사건 피의자들을 검거했다.

특히 검거된 피의자들의 진술 등을 토대로 베트남으로 도주한 국내 총책인 베트남인 A 씨(25·여)의 인적 사항을 특정했고,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 적색 수배를 요청했다. A 씨는 지난해 7월 유통책이 검거된 직후 도주한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