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 2024.11.20/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와 거액의 돈거래를 한 혐의를 받는 전직 언론인이 법정에서 일부 혐의를 부인하며 검찰 공소사실에 문제를 제기했다.

금품을 받은 일시, 액수가 특정되지 않아 청탁금지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판사 백대현)는 31일 배임수재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전직 한겨레 간부 출신 석 모 씨와 전 중앙일보 간부 출신 조 모 씨 등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이날 준비기일에서 조 씨의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사실 일부가 제대로 특정돼 있지 않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공소사실 특정에 문제가 없다고 맞섰다.

조 씨 측은 "2020년 4~5월경 용돈 명목으로 300만 원을 받았다는 게 한 번에 100만 원씩 3번인지, 한꺼번에 300만 원인지가 특정돼야 한다"며 "구체적 일시, 장소와 액수를 정확히 특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일단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입장이고, 검찰은 한꺼번에 300만 원을 받은 것처럼 말하지만 그런 적이 없다"면서 "100만 원을 초과하면 법에 저촉되는 상황인데, 이는 인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에 분명하게 밝혀주길 바란다"고 했다.

청탁금지법에 따라 언론인은 한 번에 100만 원이 넘는 돈을 받거나, 매 회계연도에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수수하면 처벌된다.

검찰은 "수표 내역과 다른 증거들을 모두 종합한 것이기 때문에 공소사실 특정에는 문제가 없다"며 "원래 금전수수 범행에서 일시, 장소가 명확하지 않을 경우 한두 달 전후로 특정하는 방식이 많이 이용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2020년도에 300만원과 1억을 받은 것이기 때문에 그와 무관하게 청탁금지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증거 기록을 검토하고, 이에 대한 인부 의견을 밝힐 수 있도록 오는 4월 28일 공판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속행하기로 했다.

이들은 김 씨로부터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한 비판 기사가 보도되는 것을 막고 유리한 기사가 보도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등 부정한 청탁을 받고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석 씨는 지난 2019년 5월부터 2020년 8월까지 김 씨로부터 총 8억 9000만 원을 받았으며, 조 씨는 지난 2019년 4월부터 2021년 8월까지 2억 400만 원을 받은 혐의다.

같은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극단적 선택을 한 전직 한국일보 간부에 대해선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이 종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