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극복방안 논의하는 이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조보희 기자 = 이명박 대통령이 25일 오전 서울 광진구 서울여성능력개발원에서 열린 미래기획위원회 제6차 보고회에 참석해 저출산 극복을 위한 대응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춘선 아가야(불임부부단체) 대표,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 이 대통령, 전명숙 롯데백화점 서비스리더, 최숙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전문위원.2009.11.25 jobo@yna.co.kr

(서울=연합뉴스) 심각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는 25일 제1차 저출산 대응 전략회의를 열고,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1년 앞당기는 것을 포함해 범정부 차원의 저출산 대응 전략을 제시했다.

세계 최하위 출산국으로 떨어져 부자 국가가 되기 전에 노인 국가로 전락할 위기에 처한 한국의 현실을 볼 때 저출산 문제는 국가가 총력을 기울여서 대처해야 할 막중한 과제다.

이명박 대통령이 관계 부처를 한 자리에 모아놓고 처음으로 저출산 대응전략회의를 주재하며 "국가의 미래를 볼 때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국정과제 중 하나"라고 말한 것도 이 같은 인식에서 출발했을 것이다.

미래기획위원회의 지적대로 한국의 낮은 출산율은 미래의 재앙을 예고하는 적신호다. 한국의 출산율은 세계 평균(2.54명)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1.22명으로 꼴찌에서 두 번째다.

경제 위기의 여파로 세계 최하위인 1.0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마저 있다. 출산율이 떨어지면, 생산가능인구가 줄고, 고령화와 맞물려 경제는 활력을 잃는다.

거꾸로 사회보장과 조세부담은 늘어나 국가경쟁력은 추락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위기 의식에서 저출산 대응 전략을 마련한 미래기획위원회는 자녀 양육비 부담을 경감하는 차원에서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1년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또 셋째 자녀부터 대학 입학과 취업에서 우대 혜택을 주고, 고등학교 수업료와 대학 학자금을 우선 지원하며, 다자녀를 둔 가장의 경우 공공부문부터 정년을 연장하는 등 다자녀 가구 인센티브제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래위의 대책은 저출산 문제를 정책 수요자 시각에서 새롭게 접근하려 노력한 점에서 일부 돋보인다. 출산지원정책 대상을 기존 저소득층 위주에서 벗어나 사회 주류인 중산층으로 확대했고, 여성이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도록 가족친화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무게를 실은 점에서 진일보한 측면이 엿보인다.

이 대통령이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를 낳으면 어릴 때부터 나라가 재정적으로, 충분한 시간을 두고 지원을 해서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한 것처럼 아이를 낳아 기르는 주체는 단지 여성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남녀 모두, 이 사회와 국가라는 인식은 중요하다고 본다.

"결혼과 출산은 여자 인생의 끝"이라는 말이 사라질 수 있도록 정부는 여성이 직장과 가정을 병행할 수 있도록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법과 제도를 구비하는 데 모든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선진국에 비춰볼 때 여성의 경제활동참여율이 높아지면 출산율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와 있다. 미래위는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시행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당장 결혼과 직장 사이에서 저울질 해야 하고, 1명의 자녀조차 낳아야 할지 말지를 고민하는 여성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도록 현장 여성들의 목소리를 좀 더 경청하고, 대책을 다듬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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