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열차의 경우 평상시 300회이던 하루 운행횟수가 파업 첫날인 26일 15회에 그쳐 물류수송에 큰 차질을 빚었고 27일 26회, 28일 32회 등으로 늘었으나 정상수준에는 한참 못미친다. 긴급 화물 수송을 돕기 위해 일부 여객열차의 운행을 줄이다 보니 새마을, 무궁화 등의 운행률은 평균 60%대까지 떨어졌다고 한다. 코레일 측은 국민 불편이 최소화되도록 가용인력을 모두 동원해 열차가 정상운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고 있으나 시민과 기업의 마음은 불안하기만 하다.
철도노조의 이번 파업은 노사간의 임금 및 단체협약 핵심사항에 대한 시각차이와 교섭방식을 둘러싼 갈등, 상호 불신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노조는 공사측이 정년연장 없는 임금피크제와 비연고지 전출 허용 등 임금 및 단협 개악안을 추구한다며 이는 합리적 변경이나 개선이 아니라 노조 무력화라고 주장한다. 공사측은 노조가 지나치게 많은 전임자의 축소와 고통분담차원의 임금동결 등에 반대하며 잘못된 관행을 유지하려 하고 해고자의 무조건 원직복직 등 부당한 요구도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노조는 공사측이 24일 갑자기 단협해지를 통보해 파업을 하게 됐다고 설명하고 있으나 공사측은 단협해지 통보 전에 노조가 투쟁지침을 통해 26일 파업을 예고했다고 반박한다. 공사측은 파업철회와 실무교섭 우선을 내세우는 반면 노조측은 교섭을 먼저 하되 사장이 참석하는 본교섭을 하자는 요구를 하고 있다. 안타까운 대립이다.
철도는 국민의 발이다. 수많은 사람들의 출퇴근과 등하교를 책임지고 시멘트와 무연탄 등의 물류 수송과 수출입 화물의 적기 운반을 담당하는 등 역할이 막중하다. 이러한 철도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고 노사가 자기 주장만 하며 평행선을 달려서는 안된다. 일방적인 요구 관철도 곤란하다 할 것이다. 서로 한발씩 양보해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양측간의 오해나 방법론상의 간극은 문제를 풀려는 진정한 뜻만 있다면 얼마든지 풀고 메울 수 있다. 화물열차 운행중단으로 무연탄 공급이 줄어 겨울철 수요가 많은 전주의 연탄공장들은 재고 감소로 비상이 걸렸고 국가기간산업과 관련된 재료를 생산하는 여수산업단지의 한 화학공장은 열차운행이 열흘이상 지속되면 주 원료인 프로필렌의 재고가 바닥날 전망이라고 한다. 각종 경제지표가 나아진 듯해도 두바이 파문 등 세계상황에 돌아보면 한시도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다. 안정적인 평생직장으로 현 상태에서도 주변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곳이 코레일이다. 노사가 지체없이 얼굴을 맞대고 대화와 협상으로 속히 문제를 타결해 더 이상 국민과 경제를 힘들게 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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