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유치한 나라의 '국격'에 맞게 국제적인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인식에서 내려진 결정이라고 한다.
동의안은 아프간 파르완주에 내년 중 민간인 100여명과 경찰 40여명으로 구성된 지방재건팀(PRT)을 운용하고, 이들을 보호할 350명 이내의 병력을 파견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500명에 이르는 한국의 파견 규모는 총 인원 700여명의 독일에 이어 두 번째이고 100여명의 민간인 규모는 전체 PRT 중 가장 크다고 한다.
정부가 국내외 정황을 나름대로 분석하고 고심 끝에 내린 결정으로 보이나 국회의 동의안 처리 과정에서 파병기간 등에 대해 다소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분쟁지역에 파견되는 국민의 안전과 함께 국익이 우선하여 고려돼야 할 것이다.
정부의 파병안에는 기간이 내년 7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30개월로 적시돼 있다. 보통 파병기간 1년 단위로 국회 동의를 받아온 관례를 깨고 한 번에 2년 반의 '장기간' 파병을 기정사실화한 것이다.
미국 내에서조차 아프간 전쟁의 정당성 논란이 여전하고 국내에서도 논쟁 끝에 파병이 결정됐다는 점에서 굳이 장기파병을 못박을 필요가 있느냐는 반론도 나온다.
아프간 전황이 급변할 가능성이 있는데다 유사시 전쟁에서 쉽게 발을 빼기 위해서라도 1년 단위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 아프간 파병국의 국회동의 연장 단위는 독일, 체코, 헝가리가 1년이고 미국, 스페인, 프랑스, 루마니아, 핀란드는 최초 국회 동의로 파병임무를 지속하고 있다.
우리의 파병기한이 2012년 말까지인데 반해 전쟁 당사자인 미국은 1년 반 앞선 2011년 7월부터 철군을 시작한다는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국방부는 "장병 안전과 효과적인 PRT 임무수행을 위해 파견기간을 2년 이상으로 하는 것이 유리하다"면서 '상황에 따라 조기 철수 가능'이라는 문구를 동의안에 명시했다고 한다.
현재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등 야3당이 아프간 파병에 반대하는 입장을 당론화하고 있어 국회 동의 과정이 주목된다.
해외 파병은 고도의 국제정치적 고려와 전략적 판단이 필요한 사안이다. 아프간에 파견되는 한국민과 한국군 수백명이 아프간의 전세를 좌우할 가능성은 적지만 그들의 현지 활동은 국내외적으로 상당한 파장을 동반할 만큼 상징성이 클 수도 있다.
미국이 주한미군 병력을 아프간으로 차출하지 않겠다고 언급한 것도 우리의 재파병 결정과 관련해 이해하는 국민이 많다.
지난 2001년부터 의료지원단인 동의부대와 건설공병단인 다산부대가 파병됐다가 2007년 대규모 한국인 피랍사태로 인해 모두 철수한 기억도 새롭다.
국회 동의를 거쳐 아프간 재파병이 최종 확정될 경우 최우선 과제는 우리 국민의 안전이다. 아프간 전쟁을 지휘하는 미국의 마이크 멀린 합참의장도 아프간 주둔 미군의 전사자가 늘 것이라면서 "2010년은 힘겨운 싸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이 최근 아프간에 3만명의 병력을 증파키로 한 데 대해 "철수할 기회를 만들고자 공세적 작전을 펴는 '치고 빠지기' 전술의 현실주의로 미국의 외교정책이 돌아서고 있다"는 분석도 참고해야 한다.
재파병과 관련해 아프간의 전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시의적절하게 대응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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