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조한창 부장판사)는 23일 국가보안법 위반(회합.통신) 혐의로 기소돼 유죄가 확정됐던 `송씨일가 간첩사건' 연루자 4명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들은 남파간첩인 송씨에게 포섭돼 지령을 받은 친척들과 모임을 갖고 편의를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는데, 이들이 만났다는 친척들이 간첩임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또 "송씨에게 포섭됐다는 친척들이 검찰조사 과정에서 한 자백은 당시 국가안전기획부 직원이 구치소까지 찾아와 회유ㆍ협박하는 등 업압된 상태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판 드레퓌스 사건'으로 알려진 이 사건에서 1982년 당시 안기부는 6ㆍ25 당시 월북했다 남파된 송씨에게 일가 28명이 포섭돼 25년간 간첩활동을 했다며 수사를 시작했다.

이들은 간첩 혐의로 기소돼 1ㆍ2심 모두 유죄가 인정됐다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됐지만, 다시 유죄가 인정되는 등 모두 7차례의 재판을 거쳐 1984년 유죄가 확정됐다.

그러나 2007년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는 이 사건에 대해 `당시 안기부가 불법 장기구금과 고문 등을 통해 얻은 진술을 검찰에서도 그대로 말하도록 강요하고 법원에 유죄판결을 내리도록 압박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이에 올해 8월 서울고법에서 열린 재심에서 28명 가운데 8명에 대해 27년만에 처음으로 무죄판결이 내려졌다.  / 연합뉴스

취재팀  evernews@evernews.co.kr

<저작권자 © 에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