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새벽까지 예산안과 노동관계법 처리를 놓고 한치의 양보 없는 벼랑끝 대치를 계속해온 여야가 정초부터 6월 지방선거를 새로운 투쟁의 화두로 삼아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는 것이다.
의례적인 덕담이나 신년하례를 나누는 여유는 아예 실종됐고 자성과 반성의 토대위에서 국민에게 희망과 감동을 주려는 배려의 메시지도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
자칫 조기 선거과열로 인해 경제위기 극복의 모멘텀을 상실하고 국론분열과 국민갈등이 더욱 심화되지 않을 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선거만 있고 정치는 없는 한 해가 되지 않도록 국가정책의 확고한 목표와 우선 순위, 그리고 경쟁의 룰에 관해 국민적인 공감대가 조속히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여야 지도부는 신년인사회에서 6월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매진하겠다는 각오와 의지를 다지면서도 2010년이 각별한 의미를 갖는 해라는 것에 대해서는 대체로 인식을 같이했다.
이른바 경술국치 100년, 한국전쟁 60년, 4.19 혁명 50년, 6.15 남북공동선언 10년 등이다.
여야 각 정당이 부여하는 의미와 배경은 다르겠지만, 과거의 불행한 역사로부터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내부의 분열과 혼돈, 지도력 부재 등으로 인해 외부의 변화와 도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사실로 집약될 수 있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점에서 6월 지방선거가 공명정대하고 관리돼야 하고 선거결과로 확인된 민의가 국정에 반영돼야 한다는 대의민주주의 원칙에는 이론이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가 차기 총선과 대선을 향한 교두보로 과도하게 채색되고 정권유지 또는 탈환의 각축전으로 변질돼서는 안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권자들의 의식변화와 현명한 판단이 수반돼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4일 신년 국정연설과 11일로 예정된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발표는 1월 정국의 풍향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올해를 실질적인 선진일류국가의 초석을 다지는 한해로 삼아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선진화 개혁의 결실을 이룩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는 등 집권 3년차 국정운영 방향을 제시한다.
이 대통령은 ` 더 큰 대한민국'을 국정비전으로 내놓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데 소통과 화합.통합의 정치도 적극 선도해주기를 바란다.
특히 세종시 수정안 발표를 계기로 정국은 또 한번 격랑에 빠질 것으로 우려된다. 세종시 문제가 6월 지방선거 정국으로 이어질 경우 선거열기는 조기에 과열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합리적 토론과 공론화, 객관적인 여론수렴을 거쳐 가급적 신속한 결말을 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올해 예산의 핵심 골격인 `서민을 따뜻하게, 중산층을 두텁게' 하는 정책이 실효성있게 집행되도록 세심한 관심과 배려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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