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을 떠난 뒤 '용감하게' 삼성 비자금 의혹을 폭로해 세간의 주목을 끌었던 사람인 데 이번에 <삼성을 생각한다>는 책을 펴냈다고합니다.
삼성은 '권력'입니다. '죽은'권력이 아니라 펄펄 '살아'있는 권력입니다. 온갖 인맥을 활용해 국가 권력기관 사람들까지도 삼성맨으로 만들려는 무시무시한 권력입니다.
그 과정에 검은돈이 오가는 것은 당연하겠죠. 검은돈의 목적은 온갖 법망을 피해가며 탈세를 자행하는 삼성의 치부를 숨기기 위함인것을 삼척동자도 이미 잘알고 있습니다.
불법 탈법 편법으로 얼룩진 삼성권력을 거침없이 비판하는 책을 펴낸 김용철 변호사의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을 생각한다>는 책에 재미있는 내용이 실려있다고 합니다. 돈많고 힘있고 권력있는 사람들이 으레 잘 하는 것이 파티죠.
서민들은 감히 생각도 할 수 없는 이름도 들어본적이 없는 온갖 진수성찬을 차려놓고 대한민국 각계각층 높은 양반들끼리 모여 친목을 도모하는 파티, 그런 파티의 흥을 돋우기 위해선 당연히 연예인들이 '동원'되죠.
삼성 일가 파티도 마찬가집니다. 유명연예인, 클래식 연주자, 패션모델들이 거액을 받고 초청됐다고 합니다. 가수들은 가서 2~3곡의 노래를 부르고 자그만치 3000만원쯤 받아갔답니다.
삼성 이건희 일가 탈세의 목적이 다 이런 먹고 마시고 폼잡는 곳에 펑펑펑 돈을 쓰기 위함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돈이 얼마나 많기에 노래 2~3곡 듣는 값으로 3000만원을 지급할 여력이 있는지, 사교육비 대학등록금 전월세값 걱정에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우리 서민들에겐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유흥비'입니다.
같은 '사람'이지만 이건희씨 삼성 일가 '사람'들과 우리 서민들이 정말 같은 진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씁쓸합니다.
서민들은 어쩌다 한번 노래방 가서 2~3만원 주고 도우미분들 불러서 함께 노래부르고 삼성 일가 사람들은 유명가수 불러내어 2~3곡 노래듣고 3000만원 찔러주고, 세상이 불공평해도 이리 불공평할 수 있는겁니까?
이건희 회장 일가의 파티초청을 거절하는 연예인은 거의 없었다고 합니다. 노래 2~3곡에3000만원을 준다는데 누가 거절하겠습니까 ? 근데 바로 가수 나훈아씨가 이를 거절했다고 합니다.
자본주의사회에서 돈앞에 약한것이 인간이거늘 나훈아씨는 거액을 주겠다는 유혹에도 넘어가지 않았다고합니다.
"나는 대중예술가다. 따라서 내 공연을 보기 위해 표를 산 대중앞에서만 공연하겠다.내 노래를 듣고 싶으면, 공연장 표를 끊어라."
나훈아씨가 이건희 삼성 일가의 파티에 와서 노래를 불러달라는 요청을 거절한 이유랍니다.
참 멋있죠. 장인정신이 느껴집니다. 자존심강한 예술가의 본모습을 봅니다. 돈때문에 남의 파티에 '팔려가서' 마음에도 없는 노래를 부를 수 없다.
나는 공연장의 대중앞에서만 노래를 부르겠다. 내 노래를 듣고 싶으면 공연장에 와서 표를 사서 들어라. 파티장의 노리개(?)이기를 거부한 나훈아씨에게 어떤 기백을 느낍니다.
자본과 권력앞에 한없이 작아지는 힘 센 대한민국 검사들, 삼성이 던져주는 떡값 300만원도 낼름 낼름 잘도 받아 처먹었습니다.
먹이를 손에 쥔 주인앞에서 침 질질 흘리는 강아지새끼와 하등 다를것이 없습니다. 검사들 나훈아씨를 보고 뭔가 느껴야 할 텐 데, 다 헛된 바람이겠죠...
세금 빼돌리고 불법으로 아들 이재용씨에게 경영권 승계하고 무노조로 일관하며 노동자들의 권리를 짓밟는 이건희 삼성 일가의 거액 파티 초청을 거절한 나훈아씨의 기사를 읽으며 오랜만에 신선함과 통쾌함을 맛봅니다. 간만에 읽는 신선한 뉴스였습니다. <한겨레 토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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