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연합뉴스) 송형일 기자 = 전남 강진의 한 농촌마을 할머니 5인방의 이웃사랑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강진군 신전면 벌정리 대벌마을에 사는 김양심(71) 할머니를 비롯해 이연진(64), 김영심(63), 김영희(63), 김영초(61)씨 등 할머니 5인방이다.

모두 환갑을 넘긴 나이로 손자들의 재롱을 보고 대접(?)을 받아야 할 나이지만 5년 넘게 아름다운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2005년부터 장애인이나 홀로 사는 노인 가정을 방문해 김치 등 밑반찬을 건네고 청소와 빨래, 말벗 되어주기 등 선행을 펼치고 있다. 이연진 할머니가 우연히 군청에서 하는 자원봉사자 교육에 참여하게 된 것이 봉사활동에 나선 계기가 됐다.

처음에는 3명으로 출발했다가 좋은 일을 함께 해보자는 취지에 공감한 할머니 2명이 더 가세했다.
할머니 5인방의 선행이 더욱 빛난 것은 그동안 이웃이나 가족조차 모르게 활동을 펼쳐 왔기 때문이다.

할머니들은 면사무소 보건진료소에서 주변 10여개 마을 가운데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웃들의 정보를 얻아 가까운 거리는 직접 걸어가고, 먼 거리는 차편을 이용해 사랑을 전했다.

밑반찬은 텃밭 등에서 직접 재배한 배추와 무, 고추, 마늘 등을 이용해 만들고 해산물은 마을 앞바다에서 채취한 굴, 파래 등으로, 정성은 더하면서 경비를 줄였으며 그래도 부족한 비용은 매달 5천원씩 걷어 충당했다.

5인방 중 미용기술이 있는 김영희씨는 몸이 불편해 이·미용실을 자주 찾지 못하는 어르신에게 머리손질을 해주는 수고로움도 마다치 않고 있다.

제대로 빨지 못해 냄새가 나거나 낡은 침구류를 새로 사주거나 설, 추석 등 명절에는 음료수와 떡을 전달하는 등 외로움도 함께 나누고 있다.

이연진 할머니는 19일 "결코 드러내놓고 자랑할 만한 일이 아니어서 남모르게 했다"며 "갈 때마다 반갑게 맞아 주는 어르신들을 보면 힘닿는 데까지 봉사활동을 계속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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