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쇄신 더이상 늦출 수 없는 과제다

이명박 대통령 정부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을 책임질 내각과 청와대 참모진 개편이 멀지 않아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가운데 청와대의 경우 이미 조직개편이 이뤄졌고 임태희 고용노동부장관이 대통령 실장으로 내정된 만큼 수석비서관 등 참모진 인선작업도 이번주초 마무리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조직개편까지 된 마당에 새 조직을 맡을 인물 선정작업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업무에 공백이 생길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여권 내부의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이 대통령 주변 인물들에 대한 인적 쇄신을 더 이상 늦춰서는 안될 시점이라는 게 대체적인 여론이다.

무엇보다 정권의 주축세력으로 알려진 인물들 사이에 진위여부를 알 수 없는 폭로성 주장들을 주고받으며 벌이는 '진실게임'이 자칫 이 대통령의 후반기 국정운영에 큰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은 실정이다.

지금 여권 일각에서 벌어지고 있는 각종 의혹 제기가 어디까지 진실이고 어디서부터 허위인지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의혹 부풀리기'처럼 보이는 이런 내부 논쟁은 결코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다.

단적으로 말하면 그만큼 이 대통령 주변 인사들 사이에 암투가 심했고 그것이 곪아서 한나라당 당권 경쟁이 본격화된 전당대회를 앞두고 터져나왔다고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물론 민간인 불법 사찰 같은 일은 철저히 경위를 따져 관련자들을 엄중 문책해야할 사안이다. 또 그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보완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하지만 여기서에서도 보듯 사람이 제일 중요하다.

시스템이 아무리 잘돼있어도, 조직이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해도, 그 안에서 시스템을 움직이는 조직의 일원이 다른 생각을 한다면 다 소용없는 일이다.

역대 정권이 성공했다거나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을 때 그 기준은 조직이나 시스템의 잘잘못이 아니다. 그보다는 그 때 그 정권에 있었던 사람들이 어떤 일을 했는지가 더 중요한 잣대가 되는 것이다. 결국 조직이나 시스템도 결국은 그 사람들이 한 일중의 하나일 뿐이다.

그런 점에서 청와대 참모진과 내각 개편은 시기적으로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 더 이상 지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국민은 지금 드러난 것만으로도 앞으로 집권 후반기를 맡겨도 좋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인물의 윤곽을 파악하고 있는 상태다.

이미 지난 6.2 지방선거후 이 대통령이 "이번 선거를 통해 표출된 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국민이 원하는 변화의 목소리를 더 귀담아듣겠다"며 과감한 변화를 약속했을 때 국민은 1차로 '인적 변화'를 기대했었다.

지금도 한쪽에서는 청와대 참모진 인선이 늦어질 수 있다는 말과 함께 개각도 전당대회 후로 미뤄질 지 모른다는 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여권 주요 인사들 사이의 진실게임을 한층 격화시켜 최후의 승자를 취하겠다는 생각이 아니라면 더 이상의 인적쇄신 지체는 바람직하지 않아보인다.

전당대회는 물론 오는 7월 28일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위해서도 지금이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