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학교에 입학한 채령(만 5세)이의 엄마는 살랑살랑 부는 봄바람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요즘 같은 봄 환절기에는 일교차가 심해 채령이가 감기에 걸릴 일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걱정되는 것은 조만간 불어 닥칠 황사와 꽃가루. 아토피피부염을 앓았고, 겨울이면 코감기를 달고 사는 통에 비염 진단을 받았던 터였다. 이제 봄철 알레르겐이 기승을 부리면 채령이는 영락없이 콧물과 코막힘, 재채기와 한 판 해야 한다.

◇ 알레르기 행진, 초등 시기에는 비염이 문제

초등생 아이들의 건강관리에 있어 가장 신경 써야 할 것 세 가지를 꼽자면 성장과 소아비만, 비염을 들 수 있다. 서구화된 식생활과 과잉학습, 운동부족으로 인해 소아비만과 성조숙증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제 막 아토피 증상이 사라졌어도 비염으로 알레르기 행진을 보이는 아이들 또한 많아지고 있다.

알레르기 행진(Allergic March)이란 아토피피부염, 비염, 천식, 식품 알레르기 등 알레르기 질환이 동시에 나타나거나 시간을 두면서 순차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알레르기 행진의 일반적인 유형을 살펴보면, 2,3세 무렵에는 아토피피부염이 주가 되었다가 이후 4∼7세 무렵에는 천식이, 7세 이후에는 비염이 급격히 늘어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영유아기에 아토피피부염을 앓았던 아이 중 절반은 증상이 사라지지만 이 아이들은 중 상당수가 비염으로 나타날 수도 있고, 아토피를 그대로 갖고 있으면서도 초등시기에 비염 증상도 함께 나타날 수도 있다.

아이누리 한의원 마포점 조형준 원장은 "갈수록 심각해지는 환경오염도 문제가 되지만,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식품에 길들여진 아이들의 잘못된 식습관도 면역을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

학습 위주의 생활 패턴 또한 과도한 스트레스로 작용하게 되고 이러한 모든 것들이 아이의 면역 기능에 악영향을 끼쳐 비염을 발생시키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 비염은 아이 성장과 학습을 모두 방해한다

알레르기 비염이 있으면 콧물과 코막힘, 재채기를 달고 살게 된다. 봄철에는 꽃가루나 황사와 같은 각종 알레르겐으로 감기 기운이 없는데도 아침마다 코가 맹맹하다며 답답해하고, 늘 휴지를 달고 산다. 건조하고 찬바람이 부는 가을 환절기에도 어김없이 비염 증상은 도지게 마련이다.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는 겨울철에는 감기, 독감과 같은 호흡기 질환이 난무하면서 비염 증상 역시 들러붙게 된다.

여름철에는 땀을 많이 흘린 뒤 과도한 냉방으로 인해 면역력이 저하되어 비염 증상이 더더욱 심해질 수 있다.

비염이 있어 코가 막히는 아이들은 평소 입을 벌리고 숨을 쉬기 때문에 먼지나 나쁜 세균이 걸러지지 않고 호흡기 깊숙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아이들에 비해 감염성 질환에 노출이 되기 쉽다.

비염이 있으면 평소 두통에도 시달리고 코가 답답해 짜증도 심해지며 집중력도 떨어지게 된다. 수업 중 손은 늘 코로 향해 있으며, 호흡을 하느라 입을 늘 벌리고 있어 '바보 표정'을 보이기도 하고 이 표정이 장기간 지속되면 얼굴 모양새도 변형될 수 있다.

비염이 있는 아이들은 자는 동안 코가 답답해서 뒤척이느라 숙면을 취하기도 힘들다. 여기에 비염 증상 중 콧물이 목 뒤로 넘어가는 후비루까지 있다면 밤새 기침에 시달리기도 한다.

아이들의 올바른 성장에 있어 숙면은 무엇보다 중요한 요건이 되는데 비염 때문에 숙면을 취하지 못한다면 아이의 성장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코가 막혀 뇌에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고 숙면을 방해해 뇌가 충분히 휴식을 취하지 못하게 된다면 아침에도 피곤해서 일어나기 힘들고 등교 후에는 집중력이 떨어지게 되어 학습에 나쁜 영향을 주게 된다.

◇ 생활관리와 치료 병행하며 증상과 원인 해결

이런 이유로 아이누리한의원 마포점 조형준 원장은 "비염은 늦어도 고학년으로 올라가는 10세 무렵에 알레르기 질환의 연결고리를 끊어야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한다.

비염을 치료하려면 우선 가정에서의 생활 관리가 중요하다. 첫째, 비염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찬 공기, 페인트, 향수, 모기약, 담배 연기 등을 피한다.

둘째, 코의 기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따뜻한 음료나 국물을 자주 마신다. 찬음식은 피하도록 한다. 셋째, 집먼지진드기와 꽃가루를 피한다.

집안 온도 20∼22℃, 습도 50%로 유지하면 집먼지진드기의 번식을 억제할 수 있다. 두꺼운 천 커튼이나 카페트는 제거하고 책이나 인형 등은 가능하면 수납장에 보관하며 청소는 먼지가 안 나도록 물걸레질을 함께 한다. 또한 바람이 강한 날이나 황사주의보가 있는 날은 외출을 삼간다.

한의학에서는 알레르기성 비염은 체질상으로 폐나 비위의 기운을 약하게 타고 나거나, 찬 공기를 이겨낼 만한 내부적인 에너지가 부족한 사람에게서 많이 나타난다고 본다.

또한 최근에는 스트레스나 허열, 속열 등도 알레르기성 비염의 중요한 원인으로 보고 있다. 한방에서는 폐와 비위를 중심으로 기운을 보강할 수 있는 오미자, 계지, 마황 등이 들어간 소청룡탕이나 황기, 인삼 등이 들어간 보중익기탕을 주로 처방한다. 하지만 증상은 같더라도 체질에 따라 약재나 처방의 흐름이 달라진다.

한방 치료의 장점은 아이들을 괴롭히는 비염증상을 완화시켜 고통을 덜어주는 대증치료(표치)는 물론이고 비염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해주고 면역을 안정시켜 비염의 재발을 막아주는 원인치료(본치)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도움말 / 아이누리한의원 마포점 조형준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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