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개발사업 시행사의 '법정관리인 출근길 피습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핵심 용의자 1명을 출국금지 조치하고 공개수배에 나섰다.

공개수배 대상은 경찰청이 관리대상으로 지정해 특별 관리하고 있는 전북 지역 조직폭력배 타워파 소속 행동대원 강춘구(42)다. 경찰은 강춘구가 아직까지 국내에 머무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현재 도주 중인 강춘구를 공개수배한 서울 서초경찰서 관계자는 "흉기로 직접 범행을 저지른 사람은 아니지만 사실상 현장 상황을 장악한 사람이기 때문에 반드시 검거해야 한다"며 수사 의지를 내비쳤다.

이와 함께 경찰은 강춘구가 누군가의 사주를 받고 '청부 살인'를 공범들에게 지시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관계자는 "양재동 화물터미널 재개발 사업 이권을 노린 누군가로부터 금품 및 사업권을 주겠다는 제의를 받고 범행을 저지른 '청부살인미수 사건'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특히 "법정관리인인 피해자와 용의자들이 마무런 연고도 없는 점이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강춘구의 공범들은 최 모(43)씨와 이 모(42)씨, 택시기사 허 모(42)씨다.

경찰 조사에서는 같은 고향 출신인 최씨와 이씨, 강씨가 만난 자리에서, 고철 수거일을 하는 이씨에게 나머지 두 명이 "일이 잘만 끝나면 수천만원을 사례로 지급하고 건설현장 사업권을 주겠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강씨와 최씨가 이씨에게 돈을 제공할 만한 능력이 없는 점을 토대로 미뤄 윗선 누군가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고, 이 때문에 강씨를 반드시 붙잡아 조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법정관리인 출근길 피습' 사건은 지난 5월 27일 오전 8시 10분쯤 서울 서초동 서울교대 사거리 부근에서 양재동 화물터미널 개발사업 시행사인 '파이시티'와 '파이랜드' 법정관리인 김 모(49)씨가 괴한에게 흉기로 복부와 다리 등 7군데를 찔린 사건이다.

이 사업은 35층짜리 오피스텔과 건물 3개동, 백화점, 쇼핑몰 등을 짓는 내용으로 총 사업비 3조 4,000억원에 이르며, 김씨는 파이시티 전 경영진 8명에게 1,291억원을 청구하는 손해배상 조사확정재판을 신청해 갈등을 겪어왔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영동시장의 한 편의점에서 흉기를 구입해 이씨에게 전달했고, 이를 전달 받은 이씨가 범행 당일 김씨를 흉기로 찔렀다. 이씨는 사무실에 들어가려던 김씨의 뒤에서 다가와 찌르고 달아났지만, 김씨는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

경찰은 지난 20일부터 이틀에 걸쳐 전북 전주시 덕진구에서 이들 공범을 각각 붙잡아 최씨와 이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하고, 허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허씨는 일당 15만원씩 받는 대가로 피해자 김씨의 사무실에서 노원구 집까지 가는 노선 등을 6차례에 걸쳐 미행하는 등 살인을 방조하고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강남 한복판에서 벌어진 사건임에도 용의자의 인상착의가 확실하지 않고, CCTV 확보가 어려워 수사에 난항을 겪어왔지만, 범행장소 주변 분석 등을 통해 4개월여 만에 해결될 실마리가 잡힌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청부 살인 미수'사건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경찰 수사는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편집국  webmaster@evernews.co.kr

<저작권자 © 에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