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에버뉴스) 고재윤 기자 = “‘특정 의원 선출해 달라’… 현금 50만원 건넸다”

“어려운 친구 도와준 것… 특정 세력에 이용당하나”  19대 총선을 4개월 앞두고 전남 나주에서 불거진 ‘민주통합당 당직자 금품살포’ 의혹을 둘러싸고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옛 민주당 나주 이창동 협의회장인 유모씨(53)는 18일 전남도의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해 12월28일 오후 5시30분께 민주통합당 나주지역위원회 당직자 A씨가 내가 운영하는 식당으로 찾아와 ‘서운한 게 있으면 풀자. 경비 등으로 쓰라’며 현금 50만 원을 건넸다”고 밝혔다.

유씨는 ‘나주지역 금품 수수설에 대한 입장표명’이라는 글을 통해 이같이 밝힌 뒤 “돈을 받기 4일 전, 당사로부터 지역구의원 의정보고회 인원동원과 당대표와 최고위원 구성에 특정 의원을 꼭 선출해 달라’는 연락을 받고 이념과 노선이 다르다는 생각에 이틀 후 당에 당직 사임계를 제출했는데, 아마 (사임을 말리려는) 설득 차원에서 준 돈이 아닌가 싶다”고 주장했다.

유씨는 “A씨가 돈을 주기 전 ‘한참 사람이 필요한 때 사퇴하면 되느냐’며 잠시 이야기를 하자고 방으로 데려간 뒤 돈을 건넸고 ‘의정보고회 전에 몇몇 사람들 식사 대접을 하고 연락을 하면 식사 값은 따로 계산해 주겠다’는 말도 했다”고 폭로했다.

이어 “돈을 돌려준 다음날인 29일 어떻게 알았는지 경찰과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자 A씨가 태도를 돌변, 돈 준 사실을 부인하고, 나아가 날 파렴치범으로 내몰고 양심선언, 자작극, 심지어 특정 후보에 매수됐다는 식의 말을 퍼트려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며 “법적 대응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해 나주지역위 핵심당직자는 “유씨가 특정 정치 세력에 이용당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며 “선거를 코 앞에 둔 민감한 시기에 왜 이 같은 폭로를 하는지 곰곰히 따져볼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유씨가 탈퇴신청서를 제출할 당시 이용한 팩스가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모 예비후보 선거사무실 번호와 일치하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순수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유씨와 A씨의 관계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A씨측은 “친구 사이인데 사정이 어려운 것 같아 도와주는 차원에서 준 돈이지 정치적 의미나 선거와는 관련 없다”는 입장인 반면 유씨는 “A씨와는 당직자 생활을 하며 알고 지냈을 뿐 친구 사이는 아니다”고 반박했다.

한편 광주지검 공안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 유씨로부터 돈을 돌려 받은 또 다른 당직자 B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조사한데 이어 조만간 유씨와 A씨도 불러, 주고 받은 돈이 당이나 총선과 관련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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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윤 기자  honamilbos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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