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버뉴스) 정상헌 기자 = “분명히 차 안에서 돈을 받았다”, “돈을 구경해 본 적도 없다”

전직 동장 ‘투신사건’을 부른 광주 동구 지역 불법 선거운동의 핵심 물증인 불법 선거자금을 놓고 받았다는 사람과 전달했다는 사람이 정 반대의 진술로 ‘진실게임’을 하고 있다.

18일 광주지법 제6형사부(부장판사 문유석) 심리로 301호 법정에서 진행된 무소속 박주선 의원과 유태명 동구청장 등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동책들에게 살포된 불법 선거자금을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

박 의원이 이사장으로 있는 동북아위원회 사무국장인 박모(53)씨는 “지난 1월 31일과 2월 17일 지역위원회 사무실 인근 차량 안에서 박 의원의 보좌관인 이모(46)씨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3900만원과 2000만원 등 모두 5900만원을 전달 받았다”고 진술했다.

이어 박씨는 “받은 돈은 동구 자원봉사센터 사무국장인 김모(48)씨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돈을 줬다고 박씨가 지목한 박 의원의 보좌관 이씨는 “박씨가 거짓 진술을 하고 있다. 3900만원과 2000만원을 구경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또 이씨는 “당시 박씨를 만난 적도 없고 상대 후보 캠프에서 밀착 감시를 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사무실 인근 차량에서 돈을 전달한다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다”고 주장했다.

불법 선거자금은 이번 사건의 핵심 물증으로 자금을 누가 어떻게 마련했는지가 밝혀져야 할 쟁점 중 하나다.

당사자들의 진술이 엇갈리자 재판장이 이례적으로 위증의 엄중함을 거론하기도 했다.

재판장은 “신성한 법정에서 두 명 중 한 명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 자기방어를 넘어서 적극적인 위증을 할 경우 엄한 처벌이 마땅하다”며 “이번 사건에서 하위 동책까지는 돈을 받은 것이 확인됐는데 처음 마련된 경로가 밝혀지지 않고 있다. 허위 진술에 대해서는 법원이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검찰은 두 사람의 증언이 엇갈리고 자금의 출처가 확인되지 않자 박 의원을 기소하면서 불법 선거자금 부분은 공소 사실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검찰은 이날 중으로 피고인 심문을 마친 뒤 구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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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헌 기자  honamilbos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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