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사회의 `군기반장'을 자임한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이 취임 한달을 맞은 30일 직원조례에서 "오늘 아침에 버스를 타고 오면서 한달 간의 내 생각의 변화를 정리해봤다"면서 사뭇 달라진 공무원관(觀)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그동안 정치를 해오면서 공무원들이야말로 변화와 개혁의 대상이라고 생각해온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 나라가 지금까지 발전한 것도 공무원 덕이지만 나라가 더 발전할 수 있는데도 더 발전할 수 없는 것은 공무원들 탓"이라고 생각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지난 한달 간 공무원 생활을 하고 62곳이나 현장을 가면서 공무원에 대한 시각에 서서히 변화가 왔다고 한다.
그는 "결론은 공무원들이 변화와 개혁의 주체가 돼야 한다는 것이었다"면서 "공무원들이 변화와 개혁을 선도하지 않으면 나라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무원들이 나라의 변화와 개혁의 주체가 돼서 나라의 새바람을 불러일으켜야 하며, 특히 권익위 직원들이 변화와 개혁의 바람을 주도하는 주체가 돼 달라"고 당부했다.
실제로 3선 국회의원과 한나라당 고위 당직을 두루 거친 이 위원장은 지난 한달 간 "국민의 고충민원은 공직자 부패에서 출발한다"고 비판하는 등 공직기강 확립에 앞장서 왔다.
그러나 그가 공무원을 변화와 개혁의 `대상'이 아닌 `주체'로 치켜세운 것은 그들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현실적인 판단에서 비롯됐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권익위 관계자는 "이 위원장이 강조하는 반부패와 청렴의식을 공직사회와 사회 전반으로 확산시키기 위해선 공무원들의 자발적인 노력과 실천이 중요하다"며 "이 위원장이 더욱 분발하라는 뜻에서 채찍과 당근을 함께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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