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윈도7' 미디어센터는 또다른 'IPTV'?

[뉴스토마토 송수연기자] 마이크로소프트가 새로 내놓은 윈도7에서 방송수신장비 없이도 MBC, EBS 같은 지상파 방송을 볼 수 있도록 하면서, IPTV 등 기존 방송시장 판도에 변수가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대표 김 제임스 우)는 지난 2일 삼성동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iMBC, 중앙일보, EBS, CJ오쇼핑 등 4개 미디어사와 '윈도7'의 미디어 센터를 통한 콘텐트 서비스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날 MOU 체결로 '윈도7'이 설치된 PC가 인터넷에 연결만 돼 있으면 별도 장비 추가 없이 2010년부터 iMBC와 EBS, CJ오쇼핑, 중앙일보 등의 동영상 콘텐트를 주문형비디오(VOD) 방식으로 시청할 수 있게 됐다. 동영상 시청료는 무료다.

여기까지는 국내에서 서비스 되고 있는 곰TV 등과 별 다를 게 없어 보인다.

하지만,스티븐 발머 MS CEO는 이날 행사에서 향후 윈도7 미디어센터가 양방향 콘텐트 등 차세대 서비스를 제공하는 혁신적 플랫폼이 될 것을 누차 강조했다.

스티븐 발머는 “윈도7 미디어 센터에서 양방향 차세대 콘텐트를 통해 양방향 광고 등 다양한 콘텐트를 보게 될 것”이라며 “이는 소프트웨어 개발자, 콘텐트 업자들에게 새로운 비즈니스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단순히 VOD를 서비스하는 플랫폼을 넘어서 네트워크 기능이 강화된 미디어센터의 이점을 십분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시청자가 프로그램을 보다가 TV에서 필요한 정보를 바로 검색하거나 쇼핑 등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양방향 서비스임을 내세운 IPTV와 겹칠 가능성이 큰 대목이다.

이에 대해 이석현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부장은 “4개사 모두 IPTV에도 콘텐트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충돌 안 될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마이크로스프트사는 게이트 역할을 하는 것일 뿐 부가적인 서비스 개발은 미디어 센터 참여 사업자의 의지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IPTV가 리모콘 조작 등이 불편한데 반해 미디어 센터는 조작이 간편하고, PC플랫폼이기 때문에 피드백이 쉬운 이점이 있다”고 미디어센터의 강점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IPTV는 유료서비스로 따로 가입을 해야 하지만, 미디어센터는 윈도7를 PC에깔 때 함께 탑재된다는 점을 잠재력이 큰 부분으로 꼽았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1년 안에 국내에서만 300만~400만대 PC에 미디어센터 탑재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IPTV 가입자수는 올 1월부터 누적해 실시간 방송 가입자가 123만5000여명, 주문형 비디오 가입자를 포함하면 210만여명이다.

IPTV사업자들은 MS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아직 크게 우려하지 않는 분위기다.

MS 미디어센터가 IPTV만큼 다양한 방송 콘텐트를 수급하는 데 어려움이 클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SK브로드밴드 측은 “중요한 것은 플랫폼이 아니라 콘텐트”라며 “기술적으로 미디어 센터를 통해 IPTV를 구현하는게 가능할지 몰라도 콘텐트 사업자들과 MS간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KT측도 “예전에 SK텔레콤의 TV포털 ‘365도씨’가 유야무야 사업을 접은 이유 중의 하나도 콘텐트 수급 문제 때문이었다”며 “콘텐트 사업자들이 돈이되냐 안되냐가 확실치 않은 상태에서 미디어센터 플랫폼만을 위한 서비스 개발 투자를 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IPTV사업자들은 또 “TV를 기반으로 한 IPTV와 PC기반 윈도7의 미디어 센터는 근본적으로 같을 수 없다”는 태도다.

LG데이콤은 “PC는 기본적으로 화면도 작고, 크고 끄는데 시간이 걸리는 등의 한계가 있다”며 “IPTV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는 “기본적으로 이용자들은 PC에 비해 TV 앞에서 편하게 무장해제 된다”며 “IPTV와 시장이 다르게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토마토 송수연 기자 whalerid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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