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4일 미국은 이스라엘의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위법 행위로 보고 있으나 정착촌 동결을 달성하는 가장 빠른 지름길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평화협상을 재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클린턴 장관은 이날 이집트를 방문,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과 회담한 뒤 "우리는 정착촌 활동의 적법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모든 정착촌 활동을 종식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정착촌 부분 동결안에 대해 클린턴 장관은 "우리는 모든 것이 영원히 끝나길 원하기 때문에 (이스라엘의 부분 동결안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클린턴 장관은 또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을 위한) 최종 지위 협상이 정착촌 건설의 종식을 가져올 것"이라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평화협상에서는 예루살렘의 귀속 문제를 포함한 모든 사안이 논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클린턴 장관이 지난달 31일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정착촌 건설을 `전례 없이' 자제했다고 평가하고 정착촌 문제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평화협상 재개의 전제 조건이 될 수 없다는 이스라엘의 입장을 지지해 팔레스타인과 아랍권의 강력한 반발을 산 이후에 나온 것이다.
클린턴 장관의 예루살렘 발언 직후 아랍연맹과 이집트, 요르단 등은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의 중동 정책이 이스라엘에 편향되게 변화했다며 실망감을 나타냈고 정착촌 동결을 완전히 동결해야만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상에 응할 수 있다는 팔레스타인의 입장에 대한 지지를 밝혔다.
이와 관련, 이스라엘은 새 정착촌을 건설하지는 않겠지만, 기존 정착촌의 자연스러운 확장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아랍권 국가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클린턴 장관은 모로코에서 열린 아랍 외무장관들과의 회담을 끝으로 중동 순방 일정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가려던 애초 계획을 수정, 전날 밤 이집트를 방문했다.
유대인 정착촌은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때 차지한 팔레스타인 서안 지역과 동예루살렘에 자국민을 이주시켜 건설한 일종의 식민마을이다. 이 지역들에는 현재 유대인 정착민 50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freemong@yna.co.kr
(끝)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편집국 webmaster@evernews.co.kr
<저작권자 © 에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북부청, '강제추행 등' 허경영 대표 구속영장 청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