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와 돈

편집국l승인2013.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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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시대에 진정한 선비는 학덕은 갖추었으나 벼슬을 하지 않고 그 성품이 지극히 온화하고 품행이 단정하며 예의범절이 바른 사람을 일컬었다. 현대의 선비를 말한다면 학문을 갖고 생활하는 직장인을 총칭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당서에 ‘문관불애전 무관 불애사’라했다. ‘선비는 돈을 사랑하지 않으며 무사는 죽기를 각오하라’ 목숨을 바쳐 싸워야 사칙필생 死則必生 한다고 했다. 돈은 보편적으로 가족들의 의식주를 해결 할 만큼 벌고 가지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과분한 돈을 탐내고 일확천금을 노린다면 어찌 선비겠는가? 모름지기 돈벌이하는데 치중해야 할 것이고 선비는 자기직분에 따라 더 배우고 연구하여 창의적으로 좋은 정책을 개발 제안하고 사회를 이끌어 가야 할 것이고. 공직 종사자는 국민의 공복으로서 공정무사 한 업무처리로 국민의 지지와 신뢰받는 선비가 되어야 할 것이다.

돈이 현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대한 재원으로서 인간생활에 절대 필요한 것이지마는 갖고자 하는 욕심은 무한대여서 인간의 맑은 심성을 혼란시킨다. 돈은 많이 모인 곳에서 인류를 위해 좋은 곳에 좋은 의미로 써주기를 바라지마는 사람들은 돈의 본심을 모르고 남용만 한다.

사람들이 갖고자하는 돈을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 ‘소크라테스’도 있다. 아내가 논에서 갱피를 훑어다가 연명을 하면서 간신히 살아갔다. 그는 생활고에 처해있는 가족의 부양책임은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학문만 하고 살았다.

아내는 이 같은 남편의 무책임한 태도에 한을 품고, 물을 한바가지 퍼다가 앉아있는 남편의 머리에다가 물세례를 퍼부었다. 충격을 받은 소크라테스는 크게 깨달았다. 착하디 착한 아내라도 참는 데는 한계가 있었구나, 바로 더 참을 수 없는 한계점이 절정<絶頂>이었구나. 여기서 절정철학이론을 정립하게 됐다고 한다.

돈 없이 사는 것은 주위를 의식하면 아주 부끄럽고, 황금을 돌같이 보고 돈과 여자를 독사같이 보아 갖지 않는다는(무소유)생각 외에 하등의 의식장애를 받지 않고 살아가는 산중수행자도 많이 있다. 현대생활은 돈 없이는 살수 없다 할 만큼 절대 필요한 것이 돈이다.

그러므로 사회악적인 범죄요소도 돈에 많이 있다. 또 돈을 모르고 살았다는 장자이야기도 있다. 가족부양 책임을 다하지 못해 여섯 가솔이 아사지경에 이르자 성주로 있는 한 친구를 찾아갔다. 꼬박 이틀 만에 친구가 있는 도성에 도착하였다. 친구는 친히 주안상을 차려 내놓고 한잔 거나하게 마셨다.

장자가 말했다. “내 급한 사정이 있어서 찾아왔네 쌀 한말 값만 빌려주게” 하였다. 친구는 “빌려드리고 말고 모처럼 왔으니 여기서 사흘만 더 묵고 있으면 내 관하에서 미수된 세곡을 걷어 들여 한 마차를 실려 보내 드리겠네” 하였다. 장자의 머리 속에서는 아사지경을 헤매고 있는 가솔들이 걱정되었다.

장자는 “내 말 좀 들어보게, 내가 산길을 걸어오고 있는데 뒤에서 누가 장자님 하고 부르지를 않겠나 뒤를 돌아다보았더니 황토길 신발자국에 붕어 새끼 한 마리가 목을 처박고 깔딱깔딱 숨을 쉬면서 물 한 컵만 대주고가세요, 하지를 않겠나, 그래서 뭐라고 했는줄 아나”

“그래 사흘만 더 기다려라 내 황하수 물을 대 주리라” 하였지, 장자는 “죽어가는 붕어는 한모금의 물이, 아사지경을 헤매는 가솔들에게는 한 끼의 쌀이 절박했음”을 친구에게 시사해주고, 연명할 먹을거리를 준비하지 못 한 체 허탈하게 맨 손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이밖에 조선시대 청백리로 유명했던 온양에 맹사성은 38년 동안 높은 벼슬을 살면서도 초가3간 집 한 채도 없었고 재상이면서 상민들 옷을 입고 다니고 소를 타고 다녔다고 한다. 나라에서 주는 녹미(綠米) 가 먹지 못할 만큼 변질이 심해서 아내가 이웃집에서 쌀 한 되박을 빌려다가 밥을 지어 내놓은 즉 어디서 쌀을 구했느냐? 아내는 이웃집에서 빌려왔다고 하므로 녹미를 두고 빚을 지면 안 된다고 그 밥을 먹지 못 하게 했다.

장성의 마곡 박수량은 생전에 청빈한 관직생활은 물론 64세에 세상을 뜨면서 묘전 비는 절대 세우지 말라 유언을 했는데 명종은 감동하여 서해변의 암석을 하사하여 백비를(아무 글도 없는) 세우게 하였다. 그 시대 감사원이 선정한 청백리가 갖추어야 할 덕목으로는 효경과 인의 도덕 근검 청렴성 등의 덕목을 겸비한 관료를 선정했다.

 요사이 우리의 관료사회는 여기저기 곪아서 악취가 풍기고 있는 것 같다. 청문회 등을 보면 위장 전입하여 부동산 투기로 재산을 불리고 직권으로 뇌물을 수수하여 들통이 나서 철창행의 모습은 가관 이 아니다. 인간에게 주어진 오복을 다 갖춘 사람은 많지 않다.

관복과 재복을 가졌으면 그만큼 최상의 복인 줄 알고 자족해야 하거늘 처자식 때문인가? 허욕인가? 돈에 탐심이 생겨 검은돈도 구분 못하고 수수하여 지체 높은 그들의 망가진 꼴을 곱지 않게 비쳐 주고 있다. 서민층에서는 9급 공무원 공채만 붙어도 동네 가운데 아무개 아들 누구 공무원 됐다고 현수막 내걸고 동네잔치를 베푼다.

우리민족의 정서는 힘들게 일만하고 살아도 이런 보람을 느끼고 한사람 선비가 나면 가문의 영광으로 삼는다. 명예를 중히 여기는 선비정신을 가져야 한다. 돈 몇 푼 때문에 먹칠을 하기보다는 아름다운 가문의 역사를 만들어야 한다.


▲해심큰스님 승달산 호국사 조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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