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시내버스를 타면 환승 안내 방송을 듣지 않으면 안된다. 구간이 바뀔 때마다 고성으로 환승 안내 방송을 내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들 누구나 환승 방법을 잘 알고 있는데도 무슨 목적으로 계속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시내버스 환승 안내 방송이 시작된 것은 농촌 버스와의 환승 체계를 구축하면서부터다. 지난 9월 19일 시행됐다. 광주 시내를 오가는 농촌 버스는 물론 광주 시내버스들은 시행 전부터 환승 안내 방송을 일제히 내보냈다. 승차 후 1시간에서 하차 후 30분으로 환승이 단축됐다.

이와 함께 환승을 하려면 하차하면서 환승 인식기에 교통 카드를 접촉해야 가능하다. 또한, 환승은 광주 시내와 인근 농촌 지역을 오가는 버스에 한에 적용된다. 따라서 새로워진 시스템에 적용하려면 사전 홍보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서 버스마다 시행 전에 안내 방송을 수시로 되풀이 했다.

하지만 안내 방송이 시행 2개월이 다 되도록 되풀이되고 있다. 내용도 처음 제작된 그대로다. 하차 인식기에 카드접촉, 환승 시간 단축, 적용의 한계 등이다. 시민들은 시행 전에 계속됐던 안내 방송만으로도 이용방법을 충분히 인식했다.

이런 안내 방송이 아니더라도 가족이나 친구들과의 대화를 통해서도 방법을 숙지할 수 있었다. 버스 안에서 카드를 잘못 사용할 경우 운전사가 안내해주고 하차할 경우는 손님들이 시정해주기도 한다. 환승 안내 방송은 시행 전으로 국한해도 아무런 지장이 없다. 그런데도 무슨 영문인지 앵무새처럼 떠벌리기만 한다.

환승 안내 방송은 일종의 소음 공해로 인식돼버렸다. 구간별 하차지 예고방송은 시민들의 편의 도모차원에서 바람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와 달리 이미 숙지한 환승 안내 방송이나 안전을 위한 계도 방송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안전계도 방송은 손잡이를 꽉 잡으라는 것, 미리 하차준비를 하라는 정도다.

환승 방법을 모르는 사람이 얼마나 되며 자신의 안전을 소홀히 한 사람도 있는가. 더구나 안전 계도방송이 무슨 효과가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시민들은 무익한 안내 방송이 지겹다고 한목소리를 낸다. 시민들은 짜증스러워한다.

광주와 인근 지역 환승 체계는 강운태 시장의 지시에 따라 이루어졌다. 광주인근지역에서 광주로 오가는 직장인과 학생들로부터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감사의 마음을 이끌어냈던 시민 편익제도가 이제 짜증의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강운태 시장은 이런 상황을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현장을 확인하고도 문제의식이 발동되지 않았다면 행복한 창조도시의 공무원이 될 자격이 없다. 평소 광주시청 직원들의 근무 자세를 고려하면 그럴 리가 없다.
관계 당국의 탁상행정이 부른 공해일 가능성이 높다. 환승 체계 시행 후 현장 확인을 소홀히 한데서 비롯됐을 개연성이 있다.

이는 하찮은 일로 치부해 버릴 수 없다. 아무런 쓸모없는 반 서비스적 반복행위로 시민들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것 조차도 점검하지 못하면서 행복한 광주, 창조 광주를 건설하겠다고 떠들어 대고 있다. 강운태 시장이 강조한 현장중심 행정이 겉돌고 있는 살아있는 증거다.

관계국장이 하루쯤 시내버스를 타고 환승 안내방송 실태를 점검해보길 권한다. 얼마나 짜증스러운가를 금방 알 수 있다. 시민을 괴롭히는 행정을 펼치고 있다는 자괴심이 일어야 정상적인 상황이다. 당장 안내방송을 중지시켜야 한다.

<끝>

편집국  webmaster@evernews.co.kr

<저작권자 © 에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