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전교조는 본안소송이 끝날 때까지 노조로서의 법적 효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박근혜 정부의 폭주에 사법부가 아주 짧지만, 그 부당성에 대해 인정한 것이어서 소송의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재판부는 고용노동부가 전교조의 법외노조 통보가 “노동쟁의 조정이나 부당노동행위 구제를 신청할 수 없고 노동조합의 명칭을 사용할 수 없는 점, 전임자가 노조업무에만 종사하기 어려워지는 점 등을 볼 때 실질적으로 노조활동이 상당히 제한될 수밖에 없는 손해를 입게 된다”고 판단해 전교조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재판부는 고용노동부의 법외노조 통보가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전교조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아 앞으로 정부와 전교조 사이에서 치열한 법정공방이 예상된다.
박근혜 정부 들어 교육현장을 보수 진영의 입맛대로 바꾸는 작업이 폭풍처럼 진행됐는데 법원이 이런 일방통행에 일시 정지 신호를 보낸 것이다.
전교조가 고용노동부 장관을 상대로 낸 본안소송에서 전교가 승리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지만, 법원의 결정에 따라 공적인 토론도 없이 기습적이고 일방적으로 진행된 전교조의 법외노조화가 국민의 관심 속에 공적인 토론을 거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
박 정부의 폭주는 국민의 동의 없이 진행되는 일이 너무 많아 유신의 부활을 떠올릴 만큼 폭력적이고 반민주적이었다.
특히 6만 5천 명의 교사가 가입해 있는 전교조는 아이들의 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들이어서 박 정부의 법외노조 화는 교육현장에 상당한 혼란과 파문을 불러올 것은 불을 보듯 뻔했다.
국제노동기구(ILO)가 국제법을 근거로 정부의 전교조 법외노조 화에 긴급개입을 세 번이나 할 정도로 전교조의 법외노조 화는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지독히 폭력적인 방식의 권력의 횡포였다.
최근 들어 박 정부와 새누리당은 정치 사회적으로 예민한 사안들을 침소봉대해 현대 민주주의국가에서는 찾아볼 수도 없는 반민주적 일들을 강행했다.
법무부를 통해 통진당의 해산심판 청구를 헌재에 떠넘겼고, 전공노를 선거개입 혐의로 압수 수색하고,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는 추세인 국민참여재판을 흔들고 있다.
이것만이 아니다.
국가보안법보다 강력한 이적단체 강제해산법을 발의하고, 자신이 만든 국회선진화법을 위헌이라며 재개정을 추진하는 등 민주주의와 헌법도 무시한 채 독재적 행태를 자행하고 있다.
국가기관의 대선개입을 무마하기 위해 채동욱과 윤석열 찍어서 발라내기는 전 세계적인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이 모든 것들은 정치적 차원에서 국민적 소통을 거쳐 진행돼야 할 것들임에도 국내 정치에 거리를 두고 있는 박 대통령의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통치방식 때문에 사법부와 헌재에게 정치적 문제들을 떠넘기는 무책임한 행태를 보여줬다.
이러다간 공적 소통의 장은 질식하고, 국회는 뇌사상태에 빠지고, 사법부와 헌재가 국내 정치를 도맡아야 할 판이다.
참으로 후안무치하고 무책임은 정부요 집권 여당이다.
국정원의 대국민심리전으로 인터넷 공론장을 점령한 것도 모자라, 공론화도 거치지 않은 게임중독 법을 통해 자금줄 일부를 죄겠다고 나섰으니 그 다음에는 광고금지법이라도 강행할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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