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에버뉴스) 이명수 기자 = 아베 총리는 취임 1주년을 맞은 26일 오전 11시 30분경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참배한 것은 지난해 취임 후 처음이며, 일본의 현직 총리가 야스쿠니를 참배하는 것은 2006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총리 이후 7년 4개월만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관용 차량으로 야스쿠니 신사에 도착한 뒤 '총리 아베 신조'라는 이름으로 헌화했다.

아베 총리는 야스쿠니 참배 후 "일본을 위해 귀중한 생명을 희생한 영령에게 존숭(尊崇)의 뜻을 표했다"면서 "아베 정권 출범 1주년이 되는 오늘 참배한 것은 전쟁의 참혹함으로 고통을 겪는 일이 없는 시대를 만들겠다는 결의와 정권 1년의 발자취를 보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 한국민들의 기분을 상하게 할 생각은 털끝만큼도 없다"면서 한국, 중국 정상에게 "직접 설명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그간 야스쿠니 참배에 대해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영령에게 존숭(尊崇)의 뜻을 표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앞서 아베 총리는 지난해 12월 취임 다음날인 27일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할 예정이었지만 주변국들의 반발을 고려, 참배를 포기한 바 있다.

도쿄 중심가 지요다구에 있는 야스쿠니 신사는 근대 일본이 일으킨 크고 작은 전쟁에서 숨진 사람들의 영령을 떠받드는 시설이다. 현재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246만 6천여 명이 합사돼 있다.

일본 지도부들의 신사 참배를 두고 국제사회가 끊임없이 비판을 제기해왔으나 이번에 또다시 현직 총리가 직접 참배함에 따라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정부 당국자는 "아베 총리의 신사참배는 과거 이웃 나라를 침략한 과거사에 대한 반성은 커녕 다시 도발하는 행위라며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는 침략 전쟁을 정당화하는 시도이며 양국 관계를 훼손하는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미국은 조만간 주일 미국대사관을 통해 이번 사안에 대한 첫 공식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내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아베 총리의 행보에 대한 유감 표명과 함께 비판적으로 볼 수 있는 표현이 담길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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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수 기자  mslee@ev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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