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연합뉴스) 송형일 기자 = "군·경에 죽었든, 빨치산·좌익에 죽었든 다 같이 억울한 희생자 아닙니까?"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13일 오전 11시 전남 나주시 다도면 복지회관에서 '6·25 한국전쟁 다도양민희생자 합동위령제'를 거행한다고 12일 밝혔다.
진실화해위는 이 위령제는 진실규명 결정을 계기로 유족회가 스스로 전쟁의 상처를 치유하고, 화합을 도모하자는 차원에서 마련했다고 말했다.
면(面) 단위에서는 전례가 없는 이번 위령제는 한국전쟁 중 군·경이나 지방 좌익, 빨치산에 의해 희생된 양쪽의 유족들이 이념과 가해(加害) 주체를 떠나 한자리에 모여 원혼을 위로한다는데서 의미가 남다르다고 진실화해위는 설명했다.
진실화해위는 지난해 10월 '다도면 민간인희생 사건'을 나주지역 적대세력에 의한 희생 및 상해 사건으로 규정했다.
이 진상조사에서 군인과 경찰에 의한 희생자 176명, 빨치산과 지방 좌익에 의한 희생자 104명 등 모두 280명이 희생된 것으로 확인됐다.
진실화해위는 1개 면에서 300명에 가까운 민간인이 희생된 것은 참담한 전쟁피해 사례라며 수몰 이주민이 많은 점을 고려하고 일가족 몰살 등에 따른 미신청자까지 포함하면 희생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한, 이 지역은 산악지형으로 전투가 빈번한 군사적 요충지인 데다 나주지역에서 가장 늦게 수복된 곳이어서 피해가 컸다.
진실화해위는 전국에서 많은 위령제가 거행되고 있으나 이념에 따라 유족회가 나뉘어 있고 위령제 또한 따로 여는 데 반해 이곳은 함께 거행한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진실화해위는 "다도지역은 이념을 초월해 유족들이 앞장서 화해의 장을 열어 가는 가장 모범적인 곳"이라며 "하나의 유족회 구성, 합동위령비 건립 등 다양한 추모와 위령 사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실화해위는 지역공동체 복원을 위한 유족들의 이 같은 화해사업을 높이 평가해 다양한 지원을 펼 계획이며 안병욱 위원장이 이날 직접 참석해 희생자 원혼을 위로하고 지역주민의 노력에 감사의 뜻을 전하기로 했다.
nicepen@yna.co.kr
(끝)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편집국 webmaster@evernews.co.kr
<저작권자 © 에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자택서 복어요리 먹던 60대 어지러움 호소로 병원 이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