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 이국종 교수가 22일 11시 북한 귀순 병사 치료 상황 브리핑을 가졌다. 북한 병사는 지난 13일 오후 3시 30분 경 귀순하는 과정에서 북한군의 총격으로 팔꿈치와 어깨, 복부 등에 5군데 총상을 입고 수원 아주대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브리핑에서 이국종 교수는 "사실 오늘 환자 브리핑은 거의 없을 것이다"라며 말을 시작했다. 최근 며칠 동안 벌어진 일련의 문제들 때문에 병원장님께서 격노하고 브리핑을 취소하라고 했으나 그러면 창피한 일이 아닐 수 가 없다고 밝히면서 "외부에서 나쁜 의견이 제기됐을 때 저희처럼 작은 외과대학은 견뎌낼 힘이 부족하다"고 전했다.

또한 이국종 교수는 "이 상황까지 온 것에 대해 자괴감이 든다"며 "외과의사들은 칼을 쓰는 사람이다. 의사 전체 영역에서 외과 의사들은 가장 단순하면서도 전문화된 일에 특화된 사람이다. 그래서 말 때문에 생기는 복잡한 상황들은 헤쳐나갈 힘은 없다“고 밝혔다. 앞서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자신의 소셜미디어(SNS)계정을 통해 “기생충, 분변, 위장 내 옥수수까지 공개돼 북한병사의 인격에 테러를 가했다”는 글을 올리며 이 교수를 정면 비판한 것에 대한 반응이었다.

이어서 이국종 교수는 한국내 중증외상센터의 현실에 대해 언급하면서 정부 지원 부족과 인프라 미비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쏟아냈다. 이 교수는 “현재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에 병상이 100개인데, 사투를 벌이는 환자가 150명이나 된다”면서 “(오늘도) 30분 전(10시 40분경)부터 중환자실이 꽉차서 환자를 더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현행 응급환자 수송 체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교수는 “이번 북한군 병사가 현장에서 병원까지 이송하는데 30분이 걸렸고, 응급조치와 수술준비 시간이 30분이 걸렸다”면서 “이는 미군 더스틴호프팀의 후송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 귀순 병사가 한국에서 치료를 빨리 잘 받을 것을 기대하고 귀순하지 않았겠느냐”면서 “하지만 응급실에서는 환자들이 내버려져 있다가 죽을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동후 기자  ceo@ev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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