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이후 21명 파견

(서울=연합뉴스) 노효동 기자 = 국회의원을 대통령 특사로 활용하는 외교가 올 하반기 들어 부쩍 잦아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15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올해 6월 이후 대통령 특사자격으로 외국을 방문했거나 방문할 예정인 의원은 모두 21명으로, 대상 방문국가도 24개국에 달한다.

소속 정당별로는 여당인 한나라당 의원이 20명이며 자유선진당 이진삼 의원이 유일하게 야당의원으로 포함됐다.

반면 올들어 대통령 특사로 임명된 비(非) 정치인은 이달초 포르투갈과 스페인을 다녀온 한승수 전총리와 9월 하순 사우디아라비아 기술대학 개교식에 파견됐던 이현구 대통령 과학기술 특별보좌관 등 2명에 그쳤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지난해에는 국회의원을 특사로 보낸 적이 없었고 올들어 지난 5월 6일∼21일 한나라당 의원 10명이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겨냥해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20개국을 순방한 것이 처음이었다.

올 하반기 들어 가장 활발하게 움직인 특사는 여권 내에서 정치적 비중이 큰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과 박근혜 의원으로 꼽힌다.

이상득 의원은 지난 8월 중순 자원협력특사 자격으로 남미국가인 브라질, 페루, 볼리비아를 방문한 데 이어 지난달 하순 황영철, 배은희 의원과 함께 인도네시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

박근혜 의원은 8월 하순부터 9월 초순까지 헝가리, 오스트리아, 브뤼셀(유럽연합), 덴마크 등 유럽 4개국을 돌았다.

또 한나라당 원내대표인 안상수 의원은 지난 8월 중순 신지호, 신성범 의원과 함께 중앙아시아인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을 방문했다. 같은 당 나경원, 배영식 의원은 9월 초.중순 세르비아와 스웨덴을 찾았고 이경재 의원은 9월초 리비아 혁명 4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진수희, 유정현 의원은 8월 초순 남미로 가서 에콰도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데 이어 콜롬비아를 방문했다. 앞서 임태희, 김기현 의원은 6월초 엘살바도르와 과테말라를 돌았고 이사철, 조원진 의원은 같은달 중순 몽골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

이달 들어서는 여당내 친박계인 한나라당 김무성 의원이 같은 당 황진하, 자유선진당 이진삼 의원과 함께 17일 아프가니스탄 대통령 취임식에 참가한다. 장윤석, 강승규 의원은 15일부터 21일까지 폴란드와 노르웨이를 방문한다.

외교가에서는 이 같은 '의원특사' 외교를 놓고 다목적 포석이 깔린 실험적 행보로서 주목하는 분위기다. 대통령 특사는 통상 외교관 또는 고위관료 출신과 의원들이 적절히 번갈아가며 맡아왔지만 이번에는 의원들이 압도적 다수를 점함으로써 특사외교의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다는 관측에서다.

외교가 내에서는 의원특사 외교가 대통령이 직접 방문외교를 펴지 않고도 국회의원이라는 신분과 정치인으로서의 외교역량을 통해 소기의 외교적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의원들로서는 상대국의 대통령을 포함해 최고 지도층을 두루 만나면서 인맥을 쌓고 국제적 감각과 경험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시각이다.

이와 함께 대통령으로서는 여의도 정치권과의 '스킨십'을 강화할 수 있고 특히 친박계 등 여당내 비주류나 야당 인사들을 상대로 협력과 소통의 통로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정치적 의미가 내포된 것으로 외교가는 보고 있다.

한편 이명박 정부 첫해인 지난해에는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이 7월에 카자흐스탄 신행정수도 건립 기념행사에 참석했고 오명 전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 장관이 8월에 파라과이 대통령 취임식을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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