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얼굴 못들고 다니게 하겠다'는 협박죄

이동후 기자l승인2019.05.14l수정2019.05.14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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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을 통보한 전 여자친구에게 "얼굴을 못 들고 다니게 하겠다"라고 말한 전 남자친구에게 협박죄를 적용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14일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성폭력처벌법 위반(특수강간·카메라등이용촬영)·특수감금·협박 혐의로 기소된 박모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5년 및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80시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박씨는 지난해 7월 연인관계였던 A씨가 이별을 통보하자 "너와 통화하면서 녹음한 파일이 있는데, 그 녹음 내용에는 너와 내가 성관계한 사실이 담겨있다.

나랑 같이 살지 않으면 녹음 파일을 너의 남자친구에게 보내겠다. 너 하나 얼굴 못 들고 다니게 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협박하고 A씨를 자신의 집으로 끌고 가 강간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얼굴도 못 들고 다니게 하겠다'며 자기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피고인과 피해자가 관계한 사실을 피해자의 남자친구에게 폭로하거나 녹음 파일을 유포할 것처럼 말한 박씨의 행위가 협박죄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됐다. 

1심은 "피해자 진술은 피해를 보게 된 경위, 범행 장소, 피고인의 행위, 범행 전후의 상황에 관해 구체적이고도 명확해 실제 경험에 기초한 것으로 판단되고, 피해자가 이 법정에서 진술하는 태도 역시 진지하여 위와 같은 내용을 거짓으로 꾸며낸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박씨에게 징역 4년에 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했다.

항소심도 "박씨는 '너 하나 얼굴 못 들고 다니게 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피해자에게 말함으로써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였으며, 피고인도 그러한 정도의 해악을 고지한다는 것을 인식, 인용하는 의사를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가 현실적으로 공포심을 일으키지 않았더라도 이 부분 범죄의 성립에 영향이 없다"고 박씨에게 징역 5년에 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했다. 대법원은 항소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이동후 기자  ceo@ev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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