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배성범 부장검사)는 서울시 청사의 음료 자판기를 관리하면서 거액의 판매금을 빼내 쓴 혐의(상습절도) 등으로 서울시 전 계약직 공무원 이모(37)씨를 구속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검찰은 또 이씨와 짜고 자판기 물품 판매대금을 과다청구하는 방법으로 이씨가 관련 예산을 가로채도록 돕거나 납품 편의를 봐달라는 부탁과 함께 이씨에게 뇌물을 준 자판기 커피 납품업체 대표 6명을 사기 또는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거나 약식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2000년 임용돼 서울 태평로에 있는 시청사 본관과 3개 별관의 구내식당 자판기 40여대의 물품을 관리해 온 이씨는 2003년부터 올 8월까지 220여 차례에 걸쳐 자판기에 보관된 판매금 8천600여만원을 빼내 쓴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이씨는 특별한 보안절차를 밟지 않은 채 사무실에 걸려 있는 자판기 금전함 열쇠를 훔쳐 복사하고서 7년 동안 아무런 제약 없이 판매금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또 안모(67)씨 등 자판기 커피 납품업체 대표 3명과 짜고 시에 납품대금을 과다청구하는 방법으로 같은 기간 90여 차례에 걸쳐 모두 1억6천200여만원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이렇게 빼낸 돈을 혼자 챙겼으며, 공범인 납품업자들에게는 돈을 나눠주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씨는 지난 9월 내부 점검 과정에서 이러한 비위가 확인돼 해임됐다.
검찰은 상급자 2명이 이씨의 비위사실을 알았음에도 형사고발이나 징계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은 물론, 상부에도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이들이 이씨의 비위에 연루됐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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