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인질사건' 담당.."그때 못한 일 지금 하는듯"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 아프가니스탄 추가지원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12∼17일 현지를 방문한 정부합동실사단의 '홍일점'이었던 허인선(30.여)씨는 22일 테러가 빈발하는 위험 지역을 다녀온 소감을 담담하게 밝혔다.

허씨는 "가기 전에는 솔직히 걱정도 많이 했는데 실제 직접 보니까 아프간도 '사람 사는 동네'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사실 허씨와 아프간의 인연은 2년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외무고시 39회로 합격, 2005년 외교부에 들어온 그가 국제협약과를 거쳐 서남아대양주과(현 서남아태평양과)에서 근무하던 2007년, 그해 여름 42일간 한국을 뜨겁게 달궜던 '아프간 인질사건'이 발생했던 것.

당시 담당 주무과의 2등 서기관으로서 한 달 넘게 철야근무를 계속했던 허씨는 "사건이 마무리되기 전인 8월 말쯤 해외연수를 떠났다"고 회상한 뒤 "지난달 '아프간TF' 임무를 부여받았을 때 '그때 다하지 못한 일을 하게 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는 우리 국민의 안전한 석방이 가장 신경쓰이는 부분이었고 아프간 자체는 인질사건의 '배경' 정도로 인식됐다"며 "직접 눈으로 보고 온 지금 아프간은 나에게 '도움이 필요하고 우리가 도울 수 있는 곳'으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아프간에서 제일 절실한 것에 대해 허씨는 "전기와 물 공급이라고 생각했는데 현지인의 생각은 달랐다"면서 카불에서 인도 델리로 오는 비행기에서 옆 좌석에 탔던 아프간 현지인이 똑같은 질문에 '교육'이라고 답한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그 현지인은 특히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분야에서 궁극적으로 아프간 정부가 자생할 수 있도록 하는 도움을 강조했다"며 "한국 지방재건팀(PRT)은 현지 주민들이 아프간 정부를 신뢰할 수 있게 하는 '연결고리'의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씨는 "PRT가 잘 설치돼서 아프간 주민들이 원하는 도움을 주는 모습을 보면 정말 뿌듯할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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