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조성대 특파원 = 중국이 멀지 않은 장래 유엔 평화유지활동(PKO)에 전투병력을 파견할 것이란 전망을 가능케 하는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중 PKO에 감시단이나 민간 지원요원을 중심으로 최대 인력을 파견 중인 중국은 최근 베이징에서 PKO와 관련한 대형 국제세미나를 개최, PKO 활동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다짐하면서 유엔 평화유지활동의 개혁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는 중국이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G2(주요 2개국)으로 부상한 것을 계기로 유엔 평화유지 활동 범위를 넓히면서 결국 전투병력을 해외에 파견할 준비에 착수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베이징의 외교소식통들이 22일 관측했다.
천빙더(陳炳德) 중국 인민해방군 총참모장은 20일 이번 세미나 참석차 베이징을 방문한 알랭 르 로이 유엔 평화유지활동 사무차장과 만나 중국의 PKO에 대한 지속적인 지지와 참여를 다짐하면서 PKO의 개혁을 요구했다고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가 보도했다.
천 총참모장은 평화유지 활동은 적극적이고 창조적이며 기본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PKO는 지역 기구들과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더이상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서방을 중심으로 한 현 PKO 활동에 불만을 표시하고 중국이 PKO개혁과 전투병 파병 등을 통해 국제평화유지군에서 목소리를 높이려는 의도로 분석됐다.
이와 관련, 르 로이 사무차장은 20일 중국군 지도자들과 회동한 직후 기자들을 만나 "그들은 전투병 파병을 고려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그 문제에 대해) 결정을 내리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의 전투병 파병이 힘들 것이란 시각도 있다.
이번 회의에 초청된 한 인사는 중국이 전투 참가를 포함하는 더 강경한 평화유지 활동을 지지할 경우, 그것은 그들이 설정한 '비개입 원칙'을 거스르는 것이기 때문에 상상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바테스 길 소장은 중국 정부의 평화유지 활동 참가는 "국제사회에 '위대한 강국' 이미지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평화적인 의도를 심어줄 기회"라고 말했다.
중국 국방부 평화유지판공실 웨이옌웨이(외<좌부변에 鬼귀>延偉) 부주임은 이번 세미나에서 중국은 1990년 4월 유엔 정전감독 활동에 5명의 장교를 옵서버로 파견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19년간 18개 평화유지 활동에 1만4천650명의 인력을 파견했다고 밝혔다.
웨이 부주임은 이어 중국은 현재 유엔이 평화유지 활동을 벌이는 9개 지역에 1천956명을 파견중이며 이는 유엔 안보리 상임위 이사국중 최대 규모라고 말했다.
중국은 그러나 지금까지 PKO에 군사 옵서버단, 엔지니어, 의료진을 파견하고 전투병 파병은 자제해왔다.
PKO 병력은 2000년 2만명이던 것이 현재 11만5천명으로 급증했고 활동 범위도 정전감시 위주에서 선거 모니터, 각종 건설과 복구지원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들은 분쟁 분파의 무장해제 및 군대해산을 포함하는 강한 평화유지 활동으로의 전환을 바라는 반면 평화유지군 병력을 제공하고 있는 개발도상국들은 전투에 휘말릴 것을 우려, 보수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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