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이행 재일코리안청년연합 대표

"민단과 총련으로 갈려 사는 게 가장 큰 고민"

(가평=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한류열풍으로 일본인들의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이미지는 좋아졌지만 재일동포에 대한 시각은 안바뀌었습니다."
22일 경기도 가평의 `꿈꾸는 마을' 연수원에서 열린 제6회 재외동포 NGO개회에 참가한 강이행(31) 재일코리안청년연합 대표는 "일본인들은 재일동포가 그저 일본 속에 사는 외국인 중의 한 명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토야마 정권이 들어섰지만 재일동포들의 지방 참정권 문제가 그리 쉽게 풀리지 않고 있고 참정권이 부여돼도 여러 제한 조건을 두려는 일본인들의 태도도 그 같은 인식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지적했다.
강 대표는 "하지만, 재일동포들이 전철에서 자연스럽게 한국책을 꺼내 읽을 수 있게 되고, 총련계 동포들이 조선국적을 버리고 한국국적을 취득하는 것은 분명히 한류의 영향 때문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강이행'이라는 한국이름과 `도코야마 도시유키(德山利行)'라는 일본이름을 동시에 사용하는 그는 "과거에는 재일동포 청년들이 한국이름을 쓰면 일본인 또래들로부터 차별을 받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데도 스스로 일본이름을 사용하는 청년이 많다"며 "이는 과거로부터 당해온 피해의식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사카에서 출생한 그는 8세 때 제주도에서 오사카로 건너간 강석하(81) 씨와 이영자 씨 사이의 2남 1녀 중 장남으로, 민단계학교인 건국학교를 나와 간사이대학에 들어갔지만 2학년 때 그만두고 NGO 활동에 뛰어들었다.
그는 "재일동포 청년들의 가장 큰 고민은 동포가 민단과 총련으로 나뉘어 사는 것"이라며 "우리 단체가 서로 만날 기회를 만들고, 함께 모여서 고민을 이야기하는 자리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1991년 창립된 재일코리안청년연합은 오사카를 비롯해 도쿄와 효고현 등 6개 지부에 회원 400여 명을 두고 있다. 민단.총련계를 따지지 않고 분단된 재일동포사회를 하나로 만들어보자는 취지 아래 한국말 교육과 인권활동, 다문화 공동체가 공생하기 위한 일본사회의 인식을 바꾸는 활동을 하고 있다.
2007년 대표에 뽑힌 그는 "처음에는 단체명이 재일한국청년연합으로 `한국'을 삽입했었지만, 민족의 개념을 집어넣어 `코리안'으로 바꿨다"며 "이는 총련계 청년들에게 문호를 열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1년에 2회씩 `K매거진'을 발행하며, 웹사이트(www.key-j.org)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청년연합회(KYC)와 자매결연했으며 2005년에는 서울시를 비롯한 84개 지방자치단체에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회'(새역모)가 출판한 왜곡 역사교과서를 채택하지 않도록 자매결연한 일본 측 지자체에 요구하는 요청문을 우편으로 발송했다.
강 대표는 "일본사회 안에 다문화와 다민족이 공생할 수 있는 풍토를 만드는 일에 매진할 것이며 우리 단체도 그런 방향으로 목표를 설정해 가고 있다"며 "일본사회 안에서 가장 오래 거주한 재일동포가 중국, 브라질 등의 소수민족을 하나로 엮어나가는 중심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