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3일까지 매일 집회 예정..`유령집회' 논란
광주시청 앞 도로와 보도 등에서 이뤄지는 옥외집회 신청을 특정단체들이 장기간 독점하고 있어 `유령 집회' 논란 되고 있다.

23일 광주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내달 23일까지 매일 광주시청 앞에서 옥외집회가 예정돼 있다.

집회신청 단체는 퇴직공무원들의 모임인 광주시 지방행정동우회가 22일로 가장 많았고, 광주시 자전거연합회 11일, 광주시 새마을회 10일, 광주생활체육회가 5일 순으로 신청했다.

행정동우회는 교통질서와 기초질서 캠페인 등을 위해 시청 앞과 법원 등기국, 서부교육청 인근 보도 등에서 집회를 하겠다고 신고했으나 한 차례도 열지 않아 `유령집회' 논란이 일고 있다.

다음달 시청 앞에서 예정된 집회 내용을 보면 광주시 새마을회가 5일간 교통질서 캠페인을 신고했으며 행정동우회가 이와 비슷한 내용의 캠페인을 잇따라 신고했다.

이에 지방행정동우회 관계자는 "당초 집회를 하려고 신고를 했지만 내부 사정상 집회를 열지 못했다"며 "신고한 대로 집회를 다시 열겠다"고 밝혔다.

현행 집시법 상 집회신고 후 이행하지 않더라도 신고를 취소하거나 제재할 수 있는 조항이 없어 허위신고가 남발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때문에 한번 신고로 최장 28일간 집회 장소를 선점할 수 있어 한 달에 한 번꼴로 신고해 1년 내내 집회 장소를 잡아두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특정 단체들의 옥외집회 독점 예약으로 실제 집회를 하지 못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지만,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에는 옥외집회의 경우 720∼48시간 전에 신고만 하면 돼 있어, 신고만 하고 열지 않는 `유령집회'에 대해서는 제재할 법이 없다.

이화정 전문기자  jm@ev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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