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연합뉴스) 이유진 기자 = "돈 많은 대학생은 뜨거운 아이스크림"
최근 장편소설 `구월의 이틀'을 출간한 작가 장정일(47) 씨가 대학생들에게 "돈 많은 대학생이란 뜨거운 아이스크림과 마찬가지로 형용모순"이라면서 "아르바이트는 그만두고 죽도록 놀라"고 조언했다.
장 씨는 인터넷서점 예스24 등이 지방 독자들에 문화참여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책 읽는 강의실' 행사의 일환으로 24일 오후 7시 한림대학교 일송기념도서관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강의실을 꽉 채운 100여명의 청중 앞에서 10년만에 선보인 신작 `구월의 이틀'과 `우리시대 청춘에 대한 이야기'를 주제로 이 소설을 쓰게 된 계기와 주제, 대학생들을 위한 조언 등을 풀어놨다.
장 씨는 "매미가 단 7일간 빛을 보기 위해 7년을 땅 속에서 보내는 것처럼 인생은 한평생이 아니라 청춘의 어느 한 때에 불과하다"면서 "이 짧고 귀한 순간에 죽도록 놀고 죽도록 공부하라"고 독려했다.
그는 또 "이같은 생활을 누리는 데 가장 큰 적은 아르바이트"라고 지적하면서 "대학생의 가난은 궁상이 아니라 청빈이고, 졸업 후 가족을 꾸리게 되면 청빈이라는 사치를 누릴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문학은 식품처럼 읽어야 할 기한이 정해져 있다"면서 "1∼2학년 때 문학에 몰두하고 고학년이 되면 폭넓은 교양을 쌓는 한편 평생 따르고 존경할 스승을 찾는 것이 대학생의 과제"라고 말했다.
장 씨는 이번 신작에 대해 지난 20년간 `좌파청년 일대기' 일색이었던 한국문학의 성장소설에 대립되는 `우파청년 일대기'라고 소개하면서 배타의식 대신 자긍심을 지닌 새로운 우파의 출현을 기대했다.
한편 "현실에서 자아를 실현하는 대신 문학에서 도피처를 찾는 것은 `여우의 신포도'와 같은 허위의식 때문"이라면서 "현실의 높은 진입장벽과 순수의 변질을 두려워하지 말고 부딪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 씨는 내달 1일 강원대학교 아나강좌의 초청으로 다시 춘천을 방문해 `현단계 한국문학,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eugenie@yna.co.kr
(끝)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편집국 webmaster@evernews.co.kr
<저작권자 © 에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윤 대통령, 총리·비서실장 인선에 깊어지는 고심…총선 수습 출발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