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 정년퇴임, 29년간 교양강좌에만 학생 9만여 명 몰려

(진주=연합뉴스) 지성호 기자 = 경남 진주시 경상대학교 인문대학 중어중문학과 강신웅(65) 교수가 25일 대학 내 국제어학원 파이오니어 오디토리엄에서 수강인원 10만 명 돌파기념 특별 강연회를 가졌다.

대학교수가 재직 기간에 학생 10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강의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이날 강연의 주제는 '고전과 인생'.

내년 2월 정년퇴임할 예정인 강 교수는 현직에서 '고별 강연회'가 될 이번 특강에서 "항상 자신이 다니는 대학에 대한 자긍심을 가질 것이며, 모든 사람이 자기의 인생에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사고로 살면서 무한한 가능성을 추구하라"고 부탁했다.

그는 우리 사회에 대해 "아무리 각박한 경쟁사회라고 할지라도, 상생양지도(相生養之道 서로 돕고 서로 살아가는 도리)를 중시하고 인(仁), 효(孝), 제(弟), 충(忠), 의(義), 이(利), 예(禮), 악(樂) 등의 덕목을 실생활에서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 고전에 나타난 유가와 도가 사상을 바탕으로 오늘날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동양고전의 도덕성ㆍ윤리성ㆍ인생관 등에 대해 설명했다.

이 대학 총학생회(회장 정재욱) 주최로 열린 이번 특강은 중어중문학과 총동문회(회장 하동완)가 강 교수의 정년을 앞두고 감사하는 뜻에서 마련했다.

강 교수는 1980년 4월 1일 경상대 전임 강사로 부임한 이후 인문대학 부학장ㆍ학장, 출판부장, 신문방송사 주간, 학생부처장 등을 역임했다.

지금까지 전공과정 6천여 명, 교양과정 9만여 명을 비롯해 외부강연 1만 2천여 명, 계절학기 6천여 명 등 모두 11만 4천여 명의 학생이 자신의 강의를 수강한 것으로 강 교수는 집계했다.

대외 강연은 진주시 노인대학, 경상대학교 부설 노인대학, 공군교육사령부, 명신고ㆍ경해여고ㆍ진주여고ㆍ삼현여고 등 시내 각 고등학교 등에서 해마다 1회 이상씩 해왔다.

마지막 학기인 올해 2학기에도 동아시아 고전의 이해, 한자의 이해 등 전공과 교양 5개 강좌에 1천400여 명이 수강하고 있다.

가장 많은 수강생을 모은 것은 '동아시아 고전의 이해'와 '한자의 이해'이다.

교양강좌는 보통 200~300명이 정원이지만 한자의 이해에는 1천500여 명이 수강을 신청해 5~6개 반으로 나누기도 했다.

강의실이 부족해 500여 명을 한꺼번에 수강할 수 있는 국제어학원에서 강의했다.

강 교수는 "1997년 우리 대학 학생들의 동생인 여고생 30여 명이 강의를 청강한 적도 있고, 강의실이 좁아 운동장에서 마이크를 들고 비를 맞으며 강의한 적도 있다"고 회상했다.

강 교수는 "교과내용을 현실에 접목해 강의했으며, 딱딱하고 고답적인 중국고전을 쉽게 강의하고 다양한 외국어로 번역함으로써 학생들의 이해를 도운 것이 나름대로 인기비결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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