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중수 주OECD대사

한국 '선진공여국 클럽' 가입
(파리=연합뉴스) 김중수 주OECD대사가 우리나라의 OECD 개발원조위원회 가입절차가 마무리된 뒤 축하연설을 하고 있다. 2009.11.26. mingjoe@yna.co.kr

"DAC가입, `글로벌 코리아' 실현의 초석"
"개도국, 한국을 발전모델로 삼을 것"

(파리=연합뉴스) 이명조 특파원 = 한국이 25일(현지시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의 회원국이 됐다.

김중수 주OECD 대사는 이날 DAC 특별회의의 의결에 따라 에크하르트 도이처 의장으로부터 한국의 DAC 가입을 공식화하는 초청 서한을 전달받고 이를 수락하는 서한을 앙헬 구리아 사무총장에게 전달하는 것으로 DAC 회원국 가입절차를 마무리했다.

김 대사는 "이번 DAC 가입은 우리나라가 진정한 선진 공여국 대열에 합류했음을 의미한다"라면서 "내년도 G20(주요20개국) 의장국인 우리 정부가 지향하는 '글로벌 코리아'를 실현해 나가는데 주요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그 의미를 밝혔다.

다음은 김 대사와의 일문일답.

--한국의 DAC 가입의 의미는.

▲우리나라의 DAC가입은 1960년대에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였던 한국이 공식적으로 선진공여국 그룹에 진입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OECD의 진정한 회원국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은 선진국들로부터 원조받던 국가에서 한 세대 만에 저소득국을 원조하는 선진공여국으로 지위가 변경된 세계 첫 번째 국가가 되었다.

더욱이 내년도 주요20개국(G20) 의장국인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를 확대하고 국제사회에서의 역할을 제고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우리 정부가 지향하는 '글로벌 코리아'를 실현해 나가는데 주요한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되며, 이로써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원조를 받던 나라가 원조를 주는 선진공여국의 지위를 갖게 되었다는 것은 전 세계 개도국들이 한국을 발전의 모델로 삼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한국의 현재 원조규모는 어떤가.

▲DAC 가입에 필요한 여러 조건이 있다. 양적 조건으로는 개발원조 총액이 1억달러 이상이거나 국민총소득(GNI) 대비 ODA(공적개발원조) 비율이 0.2% 이상이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2008년 대외원조 총액은 약 8억달러로, GNI 대비 ODA 비율이 0.09%였다. OECD 사무국은 우리나라가 양적 조건을 충족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제규모를 고려할 때 상대적으로 원조규모가 적다는 지적도 있어 향후 적절히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정부는 이미 GNI 대비 ODA 비율을 2012년 0.15%, 2015년 0.25%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에 한국의 가입에 대한 OECD 회원국들의 반대의견은 없었나.

▲우리나라의 DAC 가입에 대해 반대하거나 유보를 제기한 국가는 없었다. 우리의 가입은 회원국 전체가 찬성한 가운데 의결됐다.

--세계적 경제위기 상황이어서 가입이 시기상조라는 지적은 없었나.

▲DAC 가입은 특정국가의 희망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기존의 선진국들이 함께 세계 경제 및 개발협력을 논의할 자격이 있다고 인정해야 한다. 경제 위기로 개도국의 경제는 더욱 침체고 따라서 선ㆍ후진국 간 소득분배를 줄이는 것이 세계 경제의 안정을 위해 필수적이다. 이런 국제적인 노력에 우리가 함께 참여하는 것은 매우 의의가 크고 시의적절한 것으로 볼 수 있다.

--ODA를 지속적으로 늘리는 것이 정부 재정에 부담이 되지는 않는가.

▲재정에 부담이 되는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 사안은 개도국에 대한 지원을 우리의 재정 부담으로 볼 것인지, 국제사회에 대한 중장기적인 투자로 볼 것인지의 문제다.

우리나라가 무역으로 경제발전을 이루어야 하는 상황임을 인정한다면, 세계경제의 안정과 개도국의 경제발전에 대한 우리나라의 역할과 그 긍정적 측면을 인정해야 한다. 우리 경제가 무리 없이 수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ODA의 증액이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DAC 가입으로 우리가 얻게 되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나라가 제공하는 ODA에 대해 다른 나라들의 인식이 제고되는 측면이 클 것이다. 국제사회는 DAC 가입국을 공식적인 공여국으로 인정하고 있다. 개도국들이 한국을 모델로 삼는 계기가 될 뿐만 아니라 선진 공여국으로서 국가의 이미지와 국격이 향상됨으로써 우리나라 기업과 젊은이들의 국제무대 진출에도 무형의 자산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mingjo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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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팀 evernews@ev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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