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진역 컨테이너 야드 관리사무소 바로 앞에 있는 화차 대기선로 3개는 빈 화차만 줄지어 서 있었다.
보통 때 같으면 화차에 수출입 컨테이너를 싣고 내리는 작업이 한창일 때지만 철도노조 파업으로 철도를 이
용한 수출입화물 운송이 끊겨 컨테이너를 하역하는 작업은 이뤄지지 않았다.
컨테이너를 화차에 싣거나 내리는 작업을 하던 크레인도 멈춰 있었다. 짐을 싣지 못한 화차 사이로 간혹 인부들이 오가긴 했지만 평상시 하던 작업이 이뤄지지 않아서인지 답답한 표정이었다.
컨테이너를 쌓아놓은 공간인 장치장도 보통 때보다 화물이 줄어 빈 공간이 많았다. 파업 전 60％였던 장치율(장치장에 화물이 쌓여 있는 공간 비율)은 파업 이틀만에 40％로 떨어졌다.
부산항으로 들어와 다른 곳으로 운송되기 위해 부산진역 CY로 들어오던 수입화물과 부산항으로 수출되기 위해 수도권 등 다른 지역에서 철도로 운송돼 부산진역 CY로 오던 수출화물의 반.출입이 거의 끊겼기 때문이다.
부산진역 CY과 부산역 사이에 있는 화차 대기선로 14개에도 빈 화차만 가득해 철도 화물운송이 사실상 올스톱된 것을 실감케 했다.
수출입업자들은 철도운송이 끊기자 대체운송수단을 찾느라 바쁜 표정이었다. 그나마 중량이 덜 나가는 수출입화물은 컨테이너 차량같은 대체 운송수단을 찾아볼 수도 있지만 원자재 등 중량이 많이 나가는 화물을 취급하는 업자들은 대체 운송수단도 무의미해 자포자기 상태다.
코레일에서 29일 비상열차를 운행한다고 하지만 편수가 많지 않아 몇 편 안되는 비상열차에 화물을 실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한 수출업자는 "수도권 화물열차역에서 열차가 발이 묶이는 바람에 수출화물이 도착하지 않아 선적시간을 놓쳐 수출에 차질이 생겼다"며 "더 심각한 문제는 언제쯤 수출화물을 컨테이너 선박에 실을 수 있을지 기약조차 할 수 없는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부산진역 CY 관계자는 "철도노조 파업으로 화물 반출입이 중단돼 물류 차질이 가중되고 있다"며 "29일부터는 화물열차 운행 횟수를 늘릴 계획이어서 철도 화물운송이 서서히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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